미국 동남부 항만 50년 만에 파업 폐쇄…노사 임금협상 결렬(상보)

대선 앞두고 고용, 인플레 위험…"하루 6.6조원 피해"

미국 뉴저지주 엘리자베스항에서 정박 중인 화물선에 컨테이너가 적재되어 있다. 2023.7.1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동부 해안과 멕시코 연안의 항만이 노사 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으로 결국 폐쇄됐다. 미국 해상운송의 절반을 차지하는 항만 업무가 올스톱하면서 공급망 지연과 혼란이 우려된다.

미국에서 30개 넘는 항만 노동자들은 1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일제히 파업에 들어갔다. 뉴욕부터 뉴저지, 마이애미, 휴스턴까지 이어지는 해안 전역에 걸친 파업은 1977년 이후 처음이다. 폐쇄 지역은 미국 해상운송의 절반을 차지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버지니아 항만은 "10월 1일 화요일 오전 0시 1분부터 파업이 시작됐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버지니아항은 국제연안선원협회(ILA)와 미국 해운동맹(USMX) 해운 그룹 간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미국 동해안 항만 노동자들이 가입한 ILA가 협정 만료일인 9월 30일까지 USMX와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자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협상 시한인 9월 30일 밤 USMX는 6년간 50% 임금 인상을 제시했지만 ILA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ILA는 6년간 7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파업이 발생하면 고용은 위태로워지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주요 항구에서 식량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자의 흐름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파업으로 미국 경제에 매일 50억 달러(6조 6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파업이 일주일 넘게 훨씬 더 길어질 경우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볼 수 없었던 텅 빈 진열대와 가격 상승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파업에 따른 물류 대란이 발생하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기업과 관계자들은 우려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