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 토대' 마련?…트럼프측, 선거 실무작업에 '90여 건 무더기 소송'
NYT "올해 90여 건 소송…며느리 라라 트럼프 등 주도"
전문가들 "명백한 허위 주장에 기반…실패할 가능성 커"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오는 11월 대선의 투·개표 실무 작업을 놓고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무더기로 제기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궁극적으로 트럼프가 선거에서 패할 경우, 대선 불복에 나서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 관련 단체들은 이번 대선과 관련해 올해 현재까지 90여 건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파악됐다.
민주당 설립의 선거 소송 추적 플랫폼인 '데모크라시 도킷'을 통해 살펴보면 해당 수치는 2020년 대선 이전에 제기됐던 소송 건수의 3배가 넘는다.
소송은 대선 승패를 결정할 경합주와 주요 카운티에 집중돼 있다. 트럼프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가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등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소송을 통해 투표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이의를 제기하고 우편투표에 대한 더 엄격한 요건을 만드는 일 등에 주력하고 있다.
NYT는 "공화당의 소송이 성공할 경우, 민주당원일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의 자격을 박탈함으로써 유권자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4년 전처럼 트럼프가 선거에서 패했으나 불복하게 될 경우, 이의를 제기할 준비를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했다.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는 민주당 바이든 후보에게 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국회의사당에 진격하는 1·6 의사당 폭동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트럼프 측근이자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었던 스티븐 밀러가 운영하는 '아메리카 퍼스트 리걸'(America First Legal), 트럼프 정부 당시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린다 맥마흔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등이 트럼프를 위한 소송전에 참여 중이다.
트럼프 탄핵 심판 당시 대리인이었던 브루스 캐스터 변호사가 이끄는 '유나이티드 소버린 아메리칸'(United Sovereign Americans)도 소송에 나선 상태다. 캐스터는 대선 전 소송이 성공하지 못하면 대선 후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들) 대부분의 소송이 너무 늦게 제기됐거나 근거가 없거나 명백한 허위 주장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수백 명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법률팀을 통해 트럼프 측의 '소송 맹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