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중서부인인가"…'흙수저' 미 부통령 후보들 1일 정면대결

CBS뉴스 주최 90분 대선 토론

미국 부통령 선거 후보들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왼쪽)와 JD 밴스 상원의원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축구 코치'와 '예일대 로스쿨 출신'이 1일(현지시간) 밤 뉴욕시에서 토론으로 맞붙는다. 미국 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민주당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60)와 공화당의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40)이다. 두 후보는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CBS 뉴스가 주최하는 90분간의 토론에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통상적으로 부통령 후보의 토론은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이번 토론은 11월 선거의 마지막 대형 이벤트다. 이에 두 후보는 대역을 내세우며 열띤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밴스 의원의 대역을 맡아 월즈 주지사와 모의 토론을 진행했다.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밴스는 지난주 기자들에게 트럼프와 밴스의 행정부가 삶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정책과 연결해 말하는 것이 그의 이번 토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밴스는 공화당의 톰 에머 하원의원(미네소타)과 모의 토론했다. 에머 의원은 미네소타 출신으로, 월즈를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사람이다. 에머 의원은 ABC의 '디스 위크'에서 월즈를 수십 년 동안 알고 있으며 지난 한 달 동안 "그의 말투와 매너리즘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월즈는 밴스에 대해 "그는 예일 로스쿨 출신"이라며 "토론을 잘 준비해서 올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월즈의 경우 "공립학교 교사로 17년을 보냈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생각하는 방법과 방해가 되는 아이를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까지 미네소타 외 지역에서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월즈의 경우, 미국 국민에게 자신을 계속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는 또한 해리스의 국가적 진로에 대한 비전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경합주 중 한 곳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8.16/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이번 토론의 초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잘못 뽑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밴스 의원이 자신을 구제할 수 있을지 여부다. 가디언도 "이날 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밴스 후보가 순탄치 않은 출발을 보였던 자신을 만회할 수 있을지가 될 것이다. 그가 월즈의 표현대로 모든 '괴상함'(weirdness)을 극복하고 종종 혼란스러운 트럼프 캠페인의 메시지에 일관성을 가져올 수 있을까"라고 했다.

밴스는 부통령 후보가 된 후 유권자를 더 끌어들이지 못했다.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가족 반려동물을 먹는다는 인종차별적인 거짓 이야기를 자꾸 반복하고 최근 CNN에는 언론의 시선을 끌 수 있다면 "이야기를 만들어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들은 밴스의 인기를 떨어뜨려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11%나 높게 만들었다.

반면 월즈는 이번 토론에 들어갔다가 나오기만 하면 되고, 대선 가도 티켓에 문제를 일으킬만한 사고를 치지 않으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에서 쓴 '이중적 접근방식'을 따라 하면 된다고 했다. 해리스가 트럼프의 거짓말과 중범죄 유죄 판결을 공격하면서도 국가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계획을 제시했던 것처럼 "적절할 때 공격하지만 이슈에 대해서는 실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9.02.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버지니아 대학교 정치학 교수인 래리 사바토는 6700만명의 TV 시청자가 본 대통령 후보 토론도 해리스가 널리 승리한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경합 주는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부통령 토론이 어떤 영향도 미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의 2016년 대선 캠페인 매니저인 로비 묵은 이 토론이 11월5일 선거일 마지막 '주요 국가적 순간'이라면서 두 사람이 '진정한 중서부인'(authentic midwesterner)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진정한 중서부인 타이틀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세 개의 소위 '블루 월'(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지역) 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정치학자 배리 버든도 "토론에서 '중서부'라는 단어가 사용될지는 모르겠지만 중서부에 대한 감정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서부인은 예의 바르고 소박하며, 근면하며 끈기 있는 사람으로 평가된다. 단점으로는 완고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부통령 후보들은 한마디로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하면서도 끈기 있고 근면한 미국인 느낌을 주는 게 관건이라는 의미다.

이번 토론은 'CBS 이브닝뉴스' 앵커 겸 편집장 노라 오도널과 '페이스 더 네이션' 진행자 겸 CBS 뉴스 수석 외교 담당 기자 마거릿 브레넌이 진행한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