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전쟁 끝내야"…젤렌스키 "푸틴 승리는 안 돼"(종합)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창규 기자 =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대선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시 트럼프타워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한 시간가량 면담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2019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담 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은 끝나야 하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끝내기를 원한다. 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종전을 원한다고 확신하며, 그래서 우리는 모두를 위한 공정한 합의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선 젤렌스키 대통령의 표정은 어두웠다.

CNN은 해당 보도에서 "젤렌스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규모와 미국이 분쟁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대한 결정에 즉시 직면하게 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으며, 이어 대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도 만난 뒤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와 회담 후 8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해리스 부통령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있다"라고 비판했다.

해리스는 "우리는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고 침략자들에게 맞서야 하며 국제 질서와 규칙, 규범을 옹호해야 한다"라면서 "미국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푸틴과 같은 침략자에 맞섰을 때였다. 오늘날에도 그러해야 한다"라고 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협상을 기반으로 한 종전을 우선 시한다. 그는 이날 젤렌스키와 회담 전 기자들에게 한 발언에서 "나는 우리가 양측 모두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선거에서 자신이 승리하면 1월 20일 취임하기 전이라도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춰야 한다는 공통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라면서도 "푸틴은 이길 수 없고, 우크라이나가 승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특히 그는 최근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전쟁을 멈출 방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모르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고, 이에 트럼프 캠프가 격분하면서 이번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회동은 무산될 뻔했다. 트럼프 측은 젤렌스키가 24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군수품을 공장을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선거 개입'이라며 주미우크라이나 대사의 해임까지 촉구하며 불만을 표했다.

이에 젤렌스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리가 개인적으로 접촉하고 서로를 100%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이후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말했고, 젤렌스키의 우크라이나 방문 요청에도 "그러겠다"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플랫폼 X(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날 회의에 대해 "매우 생산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에게 승리 계획을 제시했다"며 "많은 세부 사항이 논의되었고, 나는 이 회의에 감사한다"라고 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