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트럼프의 '필승카드'였던 경제에서 격차 크게 줄여"-WP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제 부문 인기 격차를 줄이기 위해 들인 노력이 최근 열매를 맺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여론조사마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부문을 잘 다룰 것 같다며 이 부문에서만큼은 해리스 부통령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지만 그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피츠버그 경제클럽에서 연설하면서 "나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다. 늦은 밤 테이블에 앉아 손에 차 한 잔을 들고 앞에 청구서 더미를 놓고 월말까지 모두 갚으려고 애쓰는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한다"면서 개인적 이야기로 시작했다. 이는 부유하게 자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조되도록 의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자신의 경제 철학을 "실용적"이라고 묘사하며,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창업 기업의 세금 공제를 5000달러에서 5만달러로 늘리자고 제안한 것, 신규 주택 구매자를 위한 2만5000달러의 계약금 지원과 신생아를 둔 부모를 위한 6000달러의 세금 혜택 등 앞서 제안한 정책 계획을 다시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미국의 중산층을 성장시키고자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과거의 실패한 정책으로 후퇴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WP는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취약 분야인 경제에 힘을 쏟는 것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우위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5개 여론 조사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는 경제 문제에서 해리스를 평균 6%포인트 앞서고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을 상대할 때는 12%포인트 앞서 있었다.
경제학자들은 그간 연방 정부가 정부 주도 투자를 통해 경제를 부흥시키는 등의 계획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민주당 역시 경제에서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중국의 부상 속에서 미국의 경제 경쟁력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러한 접근 방식을 점점 더 많이 수용하고 있다.
해리스는 바이오 제조 및 항공 우주 공학, 반도체 및 청정에너지에 대한 연방 지원을 제안했지만, 이를 성장시키는 방법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 장소인 피츠버그가 미국 제조업과 노동운동의 부흥에 필수적인 도시라고 지적했다. 또 목표 세제 혜택으로 생산을 촉진하려는 자신의 계획과 수조 달러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의 계획을 명확히 구분하려고 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해리스의 연설 후 성명을 통해 미국인들이 여전히 바이든 경제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책임이 해리스에게도 있다고 했다. 캠프 측은 "해리스는 자신을 증명할 시간이 3년 반이나 있었지만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해리스의 고문들은 유권자들이 트럼프보다 해리스의 경제 비전을 상대적으로 모르는 것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해리스가 대선에 늦게 뛰어든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해리스는 연설에서 빌딩 건설에 자신의 계획을 비유하면서 자신의 정책이 실현되고 효과를 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내심은 미덕일 수 있지만 일자리 창출이나 미국의 경쟁력에 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짓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아는가? 1년이다. 펜타곤은 얼마나 걸렸는지 아는가? 16개월이다. 우리나라에서 어떤 건물이라도 빨리 지을 수 없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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