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임박…美·英, 레바논 내 자국민 대피 가능성에 군병력 파견

미군병력 소수 증파, 이스라엘에 미국인 보호 요청
영국은 비상 계획에 따라 키프로스에 병력 700명 파견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2024.09.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향해 융단 폭격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미국과 영국이 레바논 거주 교민들의 대피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레바논 체류 미국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관리 2명과 미국 관리 1명을 인용해 이 문제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사이에 통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통화에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대피하는 미국인이나 미군을 표적으로 삼지 않도록 충돌 방지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은 헤즈볼라의 무선 호출기(삐삐) 폭발 사건 이후 교민들을 대상으로 가능한 한 빨리 출국 항공편을 예매하라고 권고했다.

대사관 측은 "항공사 대부분이 항공편을 중단하거나 취소했고 많은 항공편이 매진됐지만, 레바논을 떠나는 상업 항공편은 제한적으로나마 여전히 이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사관은 자국 교민들을 상대로 출국 항공권을 살 수 있도록 대출도 제공하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레바논에서 미국이 자국민을 대피시킨 건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이래 처음이다.

지난 23일 미 국방부는 중동에 소수 병력을 추가 파병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될 경우, 미국인들의 철수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동에는 미군 4만 명이 주둔하고 있다.

24일 이스라엘군 공습이 가해진 레바논 남부 디빈시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도 레바논내 헤즈볼라 거점들을 향해 수십차례의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2006년 전면전이래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해 어린이 35명을 포함해 492명을 숨지게 해 국제적 비난을 초래했다. 2024.09.24 ⓒ AFP=뉴스1 ⓒ News1 김지완기자

영국 정부는 자국민 대피를 위해 군대까지 파견한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레바논 거주 자국민들을 위한 비상 계획을 실시한다며 수 시간 내로 약 700명의 병력이 키프로스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힐리 장관은 "지난 몇 시간 동안의 사건은 지금 중동 상황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보여줬다"며 "영국 국민들은 당장 (레바논을)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외무국제개발부(FCDO)는 영국 공군이 필요한 경우 대피를 지원하기 위해 항공기와 수송용 헬리콥터를 대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또한 레바논 거주 영국 국민들을 향해 가능한 한 빨리 상업 항공편으로 출국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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