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8가지 백악관행 시나리오…'펜실베이니아' 무조건 잡아야

WP, 해리스 226명·트럼프 219명 선거인단 확보 수 상정 후 계산
선거인단 동점 가능성 낮지만…네브래스카주 변경 땐 '트럼프 승'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측 대선 후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024.09.09.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뚜렷한 우위를 점한 인물은 없는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지금까지 제기된 여론조사 평균을 바탕으로 두 사람의 백악관행(行)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지 짚어보는 '8가지 시나리오'를 전망해 보도했다.

7개 경합주(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미시간(15명)·위스콘신(10명)·조지아(16명)·애리조나(11명)·네바다(6명)·노스캐롤라이나(16명))를 중심으로 다뤄진 시나리오에서, 두 후보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곳은 역시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였다.

미 대선은 총 득표율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별로 할당된 선거인단(총 538명)의 과반인 270명(매직넘버)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는 구조다.

팽팽한 접전 속 정확히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기 위한 셈법에서 펜실베이니아는 두 사람이 반드시 차지해야 하는 곳으로 꼽혔다.

WP에 따르면 지금까지 조사에서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에서 앞서고 있고 트럼프는 조지아와 애리조나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동률이다.

통상 경합주 7곳은 미 북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와 기후가 따뜻한 남부 선벨트(조지아·애리조나·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로 구분된다. 즉, 상대적으로 해리스가 러스트벨트에서, 트럼프는 선벨트에서 선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WP가 가장 처음 내놓은 시나리오와 두 번째로 내놓은 시나리오는 각각 해리스와 트럼프가 정확히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두 후보 중 누군가가 승리한다고 봤을 때, 제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소개한 것으로 풀이됐다.

첫 번째 시나리오인 해리스의 백악관행(行) 시나리오는 해리스가 러스트 벨트에서 모두 승리를 거머쥐어야 한다는 것이다.

WP는 현 시점에서 해리스와 트럼프의 선거인단 확보 수를 각각 226명, 219명으로 상정한 뒤 해리스가 러스트 벨트에서 승리한다면 매직넘버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인 트럼프의 백악관행 시나리오에서는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한다면 그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는 펜실베이니아 다음으로 선거인단이 많은 곳들이고 조지아의 경우, 현 시점에서 트럼프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트럼프로서는 승부를 걸어봄직한 시나리오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갖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4.09.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외 △해리스, 바이든의 2020년 승리 재현(당시 바이든은 7개 경합주 중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6개 지역에서 승리, 선거인단 303명 확보 가능) △트럼프, 선벨트 4곳 승리와 함께 러스트벨트에서 1개 주 승리(선거인단 278명) △트럼프, 2016년 대선 승리 재현(당시 트럼프는 7개 경합주 중 네바다를 제외한 6개 지역에서 승리, 선거인단 306명)이 유력 시나리오로 제기됐다.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 세 건은 △해리스, 선벨트 4곳 모두 승리(선거인단 275명) △트럼프, 러스트벨트 3곳 승리와 함께 네바다주를 제외한 선벨트에서 1개 주 승리(선거인단 274명)와 함께 선거인단이 동점이 되는 경우였다.

마지막 여덟 번째 시나리오인 선거인단 동점의 경우에 대해 WP는 이땐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인단이 동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은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가 변수로 꼽혔다.

미국의 50개 주 중 48개 주는 승자독식 구조를 채택해 양당 중 더 많은 표를 얻는 당이 해당 주의 모든 선거인단을 가져간다. 다만 메인주(4명)와 네브래스카주(5명)는 그렇지 않다.

이 2개 주는 주 전체 투표에서 승리한 후보에게는 선거인단 2명을 주고, 나머지 선거인단(메인주 2명, 네브래스카주 3명)은 각 선거구 투표 결과로 선거인단을 배분한다.

즉, 접전의 두 후보가 2개 주를 통해 선거인단을 나눠 갖게 되면서 각각 269명의 동률 선거인단을 갖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에서는 이에 보수색이 강한 네브래스카주의 선거인단 배분 방식을 변경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5명 모두 승자독식 방식으로 배정하는 것으로, 이 방식 변경이 성공하면 해리스의 백악관 입성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WP의 관측이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인디애나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9.24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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