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도로 위를 고독하게 달리는 캐나다 '극한 직업'…트럭 운전사[통신One]

캐나다의 물류 시스템을 지탱하는 핵심 주역
훈련 부족과 장시간 근무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실

캐나다 물류 운반을 책임지는 주요 운송업체 중 하나인 회사에 주차된 트럭의 모습, 온타리오에서 래브라도까지 캐나다의 24개 지역 어디든 화물을 운송한다. 2024.09.21/ ⓒ 뉴스1 김남희 통신원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는 광대한 대지와 복잡한 물류 네트워크를 가진 나라다. 이 거대한 국가의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하는 데 있어 트럭 운전사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캐나다의 넓은 대지를 가로지르는 트럭 운전사들은 물류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트럭 운전사들은 매일 수백, 때로는 수천 킬로미터를 달리며, 각 도시와 산업을 연결하고 필수 물품을 전국 곳곳에 공급한다. 이들이 없다면 캐나다의 일상은 곧바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트럭 운전사들의 일상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화물이 안전하게 적재되었는지 확인한 후, 긴 여정을 떠나며 때론 며칠씩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한다. 커다란 트럭 안에서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고 잠시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잠시나마 숨을 고르지만, 다시 떠나야 할 길은 언제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트럭 운전은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동시에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캐나다는 땅이 넓고 기후도 극단적이다. 트럭 운전사들은 겨울철 북부의 눈 덮인 도로를 달리거나 여름철 끝없는 평야를 가로지르며 자신만의 스킬과 경험을 쌓는다.

또한 겨울철의 눈보라나 여름철 폭염 속에서도 주어진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쉼 없이 달려야 한다. 장시간의 운전으로 인해 피로와 외로움은 트럭 운전사들이 자주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트럭 운전사의 수입은 경력에 따라 차이가 난다. 초보 운전사는 연간 4만5000 달러(약 4500만 원)를 벌며, 경력이 쌓일수록 연봉이 8만 달러(약 8000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 평균적으로 시간당 30달러(약 3만 원)를 받고, 주당 6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거리 운전이 잦은 이들은 더 많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트럭 운전사 부족 현상으로 일부 고용주들은 높은 임금과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수입은 그만큼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따르며, 가족과의 오랜 이별도 감내해야 한다.

요즘 새롭게 운전사로 등록하는 이들 중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민자들도 많이 있다. 이들은 새로운 나라에서 삶을 시작하며, 트럭 운전이라는 직업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충분한 훈련을 받지 못한 채 도로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캐나다 보험국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보다 체계적이고 안전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럭 운전사의 중요성은 평소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파업이 일어날 때 그 존재감을 실감하게 된다. 캐나다 트럭 운전사들이 파업에 돌입하면 물류의 중단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대규모 혼란이 발생한다.

필수 물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며, 상점의 선반이 비어가고,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게 된다. 2022년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규모 트럭 운전사 파업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며칠간의 파업만으로도 캐나다 전역에서 물류 대란이 발생했으며, 여러 산업이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트럭 운전사들의 노동은 단순히 물품을 운반하는 것을 넘어, 국가 경제의 동맥 역할을 한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동이 없이는 캐나다의 경제가 원활히 돌아갈 수 없으며, 그만큼 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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