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지 후보 안 찍어"…해리스, 격전지 '무슬림 표심' 위기

아랍계 미국인·무슬림 유권자 "제3당 후보 지지"
스타인, 2016년 '힐러리 표' 이어 이번엔 '해리스 표' 잠식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측 대선 후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024.09.09.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결정할 격전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일부 아랍계 미국인들과 무슬림 유권자들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찍지 않겠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대해 미국이 지지를 거두지 않는 점에 분노한 이들이 해리스 대신 제3당(녹색당) 후보 질 스타인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뒤,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하마스가 통치 중인 가자지구에 무차별 공습을 벌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인구 대다수는 무슬림이다.

해리스는 현재 집권 중인 조 바이든 행정부에 몸담고 있다. 그는 가자지구 전쟁에 있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동맹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랍계 미국인이 다수 거주하는 미시간주에서 무슬림 유권자의 40%가 스타인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18%, 해리스는 12%를 얻었다.

2016년 12월 5일 당시 미국 녹색당 대선 후보 질 스타인이 트럼프 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또 전국 무슬림 유권자 1155명을 대상으로 한 CAIR 조사에서 해리스는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에서 이들의 선택을 받은 반면, 네바다에서는 트럼프가 27%로 해리스(26%)를 근소하게 앞섰다.

특히 스타인이 격전지로 꼽히는 애리조나와 위스콘신에서 해리스보다 '무슬림 표심'을 더 많이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나선 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트럼프를 꺾은 곳들이다. 스타인의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UCSB) 교수이자 무슬림이다.

녹색당은 조지아와 네바다를 제외하고 주요 접전지를 포함해 대부분의 주 투표 용지에 포함된 상태다.

로이터는 2020년 미국 인구조사에서 약 350만 명의 미국인이 중동계라고 답했다며 "이들은 미국 전체 인구 3억 3500만 명의 약 1%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해리스와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들 유권자의 수가 (대선 승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은 수치지만 최종 대선 승리에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스타인은 2016년, 2020년에도 녹색당 후보로 대선에 나선 적이 있는데, 2016년 땐 경합주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표를 잠식했다는 평을 받았다. 당시 대선 승리자는 트럼프였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