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밀경호국에 감사"…'부실 경호' 논란은 불가피(종합)
400m 거리서 AK-47 계열 소총 겨눠, "용의자 접근 허용 이유 밝혀야"
전직 대통령에 상대적으로 제한적 경호, "현직이면 골프장 전체 보호"
- 류정민 특파원, 김예슬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해 미국 비밀경호국(SS)과 법 집행 기관에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1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보면, 그는 전날 밤늦은 시간 자신의 계정에 올린 글에서 "관심을 가져 주시고 응원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어 "정말 흥미로운 하루였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비밀경호국, 릭 브래드쇼 보안관 및 그의 용감하고 헌신적인 애국자들로 구성된 그의 사무국, 그리고 모든 법 집행 기관이 오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미국의 45대 대통령이자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저를 안전하게 지켜준 놀라운 일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알파벳 대문자로 "여러분이 해낸 일은 정말 훌륭했다"라면서 "저는 미국인인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강조했다.
비밀경호국과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골프장 울타리에 AK-47 유형의 소총을 들이댄 용의자를 비밀경호국 요원이 발견해 사격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용의자는 전날 오후 1시30분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약 400m 거리에서 소총을 겨냥하던 중 발견돼 도주했고, 추격전 끝에 체포됐다.
이를 두고 공화당의 엘리스 스테파니크 하원의원(뉴욕)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우리는 어떻게 암살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이렇게나 가까이 갈 수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펜실베이니아에서 발생한 끔찍한 암살 시도에 대한 해답은 여전히 부족한데, 오늘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법당국은 이 사건을 암살 시도 사건으로 규정하고 목격자의 제보를 토대로 추격전을 벌인 끝에 하와이 출신의 58세 남성을 체포해 수사 중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수사 당국자를 인용해 용의자가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하와이에서 주택 건설업자로 자영업을 하는 라우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종종 정치에 대한 견해를 밝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라우스는 2016년 대통령 선거까지만 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그가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에는 정책 등에 실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록 비밀경호국에 감사의 인사를 표했지만,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 중 총격에 의한 암살 시도로 귀에 관통상을 입은 후 약 두 달 만에 대선 후보가 다시 암살 위기에 처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부실 경호'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전직 대통령 및 기타 고위 인사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는 미국 비밀경호국은 펜실베이니아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경호 조치를 한층 강화했었다.
기관의 수장이었던 킴벌리 치틀 국장은 펜실베이니아 총격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중 경호 실패 책임을 지고 같은 달 23일 사임했고, 최소 5명의 비밀경호국 요원이 행정 휴직에 들어갔다.
당시 7월 펜실베이니아 총격 사건 당시 비밀경호국은 총격범이 유세장 인근의 지붕 위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면서도 이를 차단하지 못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치틀은 사직서에서 "국가안보국이 국가 지도자를 보호해야 하는 임무에 부족했다"라고 인정했다.
전날 팜 비치 카운티의 릭 브래드쇼 보안관은 이번 두번째 암살 시도 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그(트럼프)는 현직 대통령이 아니다. 만약 그가 현직 대통령이었다면 우리는 골프장 전체를 포위해 보호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보안은 비밀경호국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구역으로 제한된다"고 전했다.
보안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KETV 뉴스워치7은 "골프 카트와 ATV를 탄 비밀경호국 요원과 경찰관은 일반적으로 트럼프가 골프를 칠 때 앞뒤로 몇 개의 홀 거리에서 그를 경호한다"라고 보도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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