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시도 용의자, 한때 트럼프 지지했으나 등 돌려(종합)
4개월간 민주당에 18만원 기부
"트럼프, 미국인 노예로 만들 것" 비판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다 체포된 용의자가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그에게 실망한 뒤 민주당 지지자로 전향한 것으로 파악된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익명의 수사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플로리다주(州) 소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웨스트팜비치 소재 골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가 하와이 출신의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하와이에서 주택 건설업자로 자영업을 하는 라우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종종 정치에 대한 의견을 밝혔고, 때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라우스는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가 있던 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게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당신과 바이든은 트럼프 집회에서 부상당한 이들이 있는 병원을 방문하고, 사망한 이의 장례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는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라우스는 지난 4월 X 게시물에서 바이든 캠프의 계정을 태그하며 "바이든 캠프를 '미국을 민주적이고 자유롭게 유지하라'는 의미인 'KADAF'(Keep America Democratic And Free) 같은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캠프는 '미국인을 다시 노예로 만들라'는 'MASA'(Make Americans Slaves Again)가 돼야 한다"며 "민주주의는 투표용지에 있고 우리는 질 수 없다"고도 했다.
뉴욕포스트는 연방선거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라우스가 2019년부터 민주당 후보에게만 기부해 왔다고 보도했다. 라우스는 2019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민주당 모금 플랫폼인 액트블루(ActBlue)에 140달러(약 18만6000원) 이상을 기부했다.
또한 라우스는 2016년 대통령 선거까지만 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그가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에는 정책 등에 실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라우스는 지난 2020년 6월 "나와 세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자보다 다르고 더 나았기를 바랐지만, 우리 모두는 크게 실망했다"며 "당신은 점점 더 나빠지고 퇴보하는 것 같다. 당신은 멍청한 놈인가. 당신이 가면 기쁠 것"이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라우스는 우크라이나의 강경 지지자인 것으로 보인다. NYT은 라우스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X에 러시아를 향한 폭력적인 발언을 게재했다고 전했다.
라우스는 "나는 폴란드 크라쿠프로 날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가서 싸우고 죽을 용의가 있다"고 적었고, 메시징 애플리케이션 시그널에는 "민간인은 이 전쟁을 바꾸고 미래의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또 왓츠앱 소개글에는 "우리 각자는 인권, 자유, 민주주의를 지원하는 가장 작은 단계에서 매일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각자는 중국을 도와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특히 NYT는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인들을 인터뷰하던 과정 중 라우스와도 접촉했다고 전했다.
NYT는 "라우스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려는 계획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감에 차 말했다"고 표현했다.
라우스는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탈레반 통치를 피하려는 아프가니스탄 군인들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우스의 아들인 오란 라우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를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란 라우스는 "모든 것이 그냥 과장된 것이면 좋겠다"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폭력적인 짓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이언은 나의 아버지이고, 나는 그를 사랑스럽고 정직하고 근면한 사람으로 묘사하는 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내가 아는 그 사람은 미친 짓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란 라우스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도 "나도 트럼프가 싫다"며 "그는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다. 내가 아는 한 그가 받은 건 교통 위반 딱지 몇 장뿐"이라고 주장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