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음모론자 루머와 거리두면서도 "자유로운 영혼"

"난 로라 통제하지 않아…본인이 원하는 것 말해야"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9.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극우 음모론자' 로라 루머에 대해 "나는 로라를 통제하지 않는다"며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소재 자신의 골프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있다'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트럼프는 "로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야 한다"며 "(내가) 로라에게 어떻게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로라는 내 지지자이고 내게는 많은 지지자가 있다"고 했다.

루머는 9·11테러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등 여러 음모론을 퍼트려왔던 인물이다.

지난 10일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의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언급으로 논란이 된 가운데 이 발언을 트럼프에게 주입시킨 것도 루머일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는 루머가 토론회가 열린 날, 함께 비행기에 동승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 아주 큰 비행기"라고만 했다.

루머는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인도계인 해리스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백악관에서 카레 냄새가 나고 백악관 연설은 콜센터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글을 올려 공화당 의원들에게까지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는 루머의 인종차별적·음모론적 발언에 대해 이날 처음 접했다면서 "루머는 강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는 이후 자신의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루머는 캠페인(캠프)에서 일하지 않는다. 그녀는 개인 시민이자 오랜 지지자"라면서 "나는 그녀가 한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루머와 다소 거리를 둔 것이다. 트럼프는 그럼에도 루머를 '트럼프의 지지자'로서 인정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