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라크 주둔 병력 2026년까지 철수…쿠르드 지역 일부 잔류

IS 격퇴 위한 '내재된 결단'→'안보 파트너십'으로 전환
WP "미군 철군 후 이라크 안보·분열 등 문제 나타날 수도"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 비스마야 미군기지에서 군인들이 M1A1 주력전차를 정비 중이다.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이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들을 대부분 철수시키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타베트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알-아라비야TV를 통해 양국(미국과 이라크)은 미군 주도의 '내재된 결단 작전'(Operation Inherent Resolve)을 '지속 가능한 안보 파트너십'으로 전환하고 현재 이라크에 주둔 중인 약 2500명의 미군을 2단계에 걸쳐 철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바시 장관은 "첫 번째 단계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진행되며 두 번째 단계는 2026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은 지난 2014년 이슬람 국가(IS) 격퇴를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내재된 결단 작전'을 실시했다.

다만 익명의 이라크 군 관계자는 소수의 미군 병력이 쿠르드 지역에 남아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로부터 쿠르드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최근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고 미국도 '질서 있는 전환'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수다니 총리는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이라크에서) 미국의 IS 임무 종료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다니 총리의 고문인 후세인 알라위는 이날 "우리는 미국과의 관계가 2014년 이전 상태로 돌아가길 원한다"며 곧 철군 계획에 대한 공동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 연합의 필요성은 IS의 패배로 끝났으며 이제 이라크군은 안보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WP는 이번 철군도 첫 번째 철군 때와 마찬가지로 이라크에 상당히 취약한 안보와 종파적 분열, 부패 등의 문제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2003년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이라크를 침공한 후 2011년 철군했으나 이후 이라크의 치안이 나빠지면서 IS가 성장하자 2014년 다시 이라크에 미군을 파견했다.

다만 미국이 향후 이라크에 또다시 미군을 파견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둔 중인 미군에 대한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후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 내 미군 주둔지도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의 로켓, 미사일,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에 지난 1월엔 요르단 미군 기지에서 3명이 사망했다. 또한 IS 무장세력도 여전히 잔존하고 있어 지난달엔 이라크 서부에서 미군 7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의 다나 스트로울은 "10년 전엔 이라크 보안군이 IS의 공격으로 크게 붕괴되면서 미군을 다시 파병할 필요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라크 지도자들이 대테러 임무를 우선시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어떤 대통령도 미군을 세 번째 보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