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인 우주 유영 성공…아이자크먼 "지구는 완벽한 세상"[피플in포커스]
고등학교 중퇴…16살 때 집 지하실서 디지털 금융회사 창업
'비행광' 아이자크먼, 군용 항공기 조종 자격 따고 세계 일주도
- 정지윤 기자,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김예슬 기자 =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인이 지구 밖으로 나가 진공 세계를 유영했다. 이는 '폴라리스 던'이라고 불린 세계 최초 민간인 우주 유영 프로젝트로, 미국의 억만장자 제러드 아이자크먼(41)과 스페이스X가 비용을 반반씩 투자했다.
AF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민간인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우주에 발을 디딘 아이자크먼에게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오전 5시 23분, 미 플로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곤'이 발사됐다. 우주선에는 아이자크먼과 스페이스X 엔지니어 2명, 미 공군 전역 조종사 1명 등 민간인 4명이 탑승했다. 우주선은 발사 후 10분이 조금 넘은 시점에 계획된 궤도에 진입했다.
그리니치 표준시로 11일 오전 10시 12분, 스페이스X 아나운서들은 라이브 웹캐스트를 통해 탑승객들의 우주복에 산소가 공급됨과 함께 공식적인 외부 우주선 활동(Extra-Vehicular Activity, EVA)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탑승객 중 가장 처음으로 캡슐 밖을 나선 건 아이자크먼이었다. 그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지구로 돌아간다면 우린 모두 할 일이 많겠죠. 그렇지만 여기서 보면 지구는 확실히 완벽한 세상처럼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뉴저지주에서 태어난 아이자크먼은 디지털 금융 회사 '시프트4 페이먼츠'의 최고경영자(CEO)다. 아내 모니카 아이자크먼과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
어릴 적부터 규칙과 경계에 얽매이지 않았던 그는 15세 때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렀다. 이후 바로 1년 뒤인 1999년 16살의 나이로 집에 있는 지하실에서 시프트4 페이먼츠를 창립했다.
시프트4 페이먼츠는 현재 힐튼이나 포시즌스호텔, KFC 같은 유명 기업은 물론 미국 내 레스토랑 및 호텔 결제 3분의 1을 처리하고 있다. 현재 기업 가치는 약 19억달러(약 2조5300억원)에 달한다.
평소 비행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자크먼은 군용 항공기 조종 자격도 갖추고 있다. 2004년 처음으로 조종사 수업을 받은 그는 2009년 경량 제트기로 세계 일주를 하는 세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1년에는 공군 조종사 훈련 및 민간 군용 항공기 방위 산업체인 '드라켄 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이후 2019년 드라켄의 과반수 지분을 매각하면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자기 능력과 흥미로 벌어들인 돈을 민간인을 지구 궤도로 데려가는 프로젝트인 '인스퍼레이션4'에 투자했다. 2021년 아이자크먼까지 총 4명의 민간인들이 궤도 우주선인 스페이스X 크루 드래곤을 타고 지구 궤도로 떠났는데, 이들은 약 2억달러(약 2633억원)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브스는 아이자크먼을 "스릴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포브스는 아이자크먼이 "취미로 음속보다 빠르게 제트 전투기를 몰며 주당 80시간 이상 쉬지 않고 격렬하게 일하고, 그 긴장을 풀기 위해 산을 오른다"고 설명했다.
아이자크먼은 지난달 엑스를 통해 우주 산업에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구 역사를 통틀어 인류가 존재했다면 전멸했었을 시기가 있었다"며 "인류가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기술적 경로가 있다면 그것을 추구하지 않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전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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