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해리스, 상반된 국가관…"실패한 국가" vs "희망 있는 곳"

'매드맥스' 떠오르는 암울함 vs 새 리더십 열망
NYT "트럼프는 분노에, 해리스는 피로에 베팅"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 헌법센터에서 열린 첫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9.1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10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대선 후보 TV 토론을 분석해보면 양 후보가 완전히 '상반된 국가관'을 가지고 유권자에게 호소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의 미국을 종말론적(아포칼립스)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다소 지친 분위기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희망은 있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11일 뉴욕타임스(NYT)는 전날(10일) 두 후보 간 진행된 첫 TV 토론을 토대로 현재 트럼프 시각의 미국은 "암울한 곳"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미국은) 이민자들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미국인들의 고양이와 개를 먹는 나라다. 경제적으로 황폐해지고 국제적으로는 굴욕을 당하고 있으며, 종말론적인 제3차 세계대전의 벼랑 끝에 서 있는 나라"라고 했다.

이는 모두 전날 토론회 때 트럼프가 했던 언급이다. 불법 이민자들이 넘쳐나고 이런 이민자들이 미국인의 반려동물을 섭취한다.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힘이 없어 다른 나라 정상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있고, 전쟁이 끊이지 않는 세계에서는 곧 3차 대전이 일어날 것만 같다.

마치 문명이 붕괴된 '야만의 시대', 영화 '매드맥스'를 연상케 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TV 토론서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국경 보안법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결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09.1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해리스가 그리는 나라는 이와는 정반대다.

조금 지친 분위기가 있으나 '희망'이 있는 나라다. 트럼프 시대의 혼란에, 분열에 지쳤음에도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열망하는 나라다.

NYT는 이를 두고 "트럼프는 분노에, 해리스는 피로에 베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본인이 패배한 때를 기점으로 미국은 "실패한 국가"라고 규정하고 그 논리를 반복하고 있다.

그는 2017년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당시,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대학살'에 비유해 "미국인에 대한 대학살은 바로 여기서, 오늘 멈춘다"고도 말한 바 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이 같은 논리는 이제 '낡은 플레이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트럼프가 '미국 대학살'이라는 테마를 재포장해 다시 판매하려 한다며 "(이제는) 페이지를 넘겨 앞으로 나아가자"고 권한다.

NYT는 더 이상의 토론이 없다면 두 후보는 향후 미 대륙을 횡단하며 어느 쪽이 더 미국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험을 치르게 된다고 했다.

이어 "분노한 유권자와 지친 유권자, 그리고 둘 다인 유권자들이 어떤 미국을 보고 어떤 미국에서 살고 싶은지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첫 대선 TV토론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토론에 임하고 있다. 2024.09.10 ⓒ 로이터=뉴스1 ⓒ News1 윤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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