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해리스 지지' 선언에 트럼프 "대가 치를 것" 경고

트럼프 "스위프트는 진보주의자…바이든은 차마 지지 못해"
2월에는 "내 덕에 돈 번 것" 견제구…가짜 AI 합성물 올리기도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ABC 방송 주관 대선 TV토론회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핀룸을 찾았다. 2024.09.10 ⓒ 로이터=뉴스1 ⓒ News1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의 유명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하자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는 11일(현지시간) 오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위프트의 해리스 지지 선언에 대해 "그것은 단지 시간문제였다"면서 "그는 매우 진보적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프트를 향해 "항상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 같았다"며 "아마 시장에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한 자신은 스위프트의 팬이 아니며 여성 축구선수였던 유명인 브리트니 마홈스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이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이뤄진 데 대해선 기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할 순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고령에 따른 인지력 논란으로 지난 7월 후보직을 내려놨다.

스위프트는 전날 미국 ABC 방송 주관으로 진행된 해리스-트럼프 간 첫 TV 토론이 끝난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해리스가 시민들의 권리와 대의를 위해 투쟁하고 있으며, 특히 성소수자 권리와 여성의 생식권을 옹호해 온 월즈를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그의 선택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팬들을 향해선 아직 TV 토론을 보지 않았다면 꼭 시청할 것을 권유하며 유권자 등록 사이트를 소개했다.

지지 선언을 결심한 계기로는 자신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가짜 인공지능(AI) 합성물이 지난달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재됐던 사건을 거론하며 이에 대한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또한 자신을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cat lady)'라고 지칭, 관련 표현으로 해리스를 비난해 역풍을 샀던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을 재조명했다.

스위프트는 전 세계 투어 콘서트를 열 때마다 지역 경제를 부양해 '스위프트 노믹스'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바이든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그를 백악관에 입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스위프트의 행보가 미칠 정치적 파장을 잘 아는 트럼프도 올해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이래 그를 향해 꾸준히 견제구를 날려 왔다. 트럼프는 지난 2월 슈퍼볼(미식축구 리그 NFL 결승전) 시작 직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위프트가 미식축구 선수인 남자친구의 결승전 우승 무대에서 바이든 지지를 선언할 경우 '배은망덕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 재임 중 '음악현대화법'에 서명해 음원 스트리밍 시대에도 음악인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이들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했는데, 음원으로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스위프트 역시 자신의 은덕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다 지난달 19일에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하는 티셔츠를 입고 있는 가짜 AI 합성물을 올려 논란을 샀다.

미국의 유명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 (34·여)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인스타그램 'taylorswift' 갈무리).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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