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미 TV토론 '판정승' 분위기…지지율 반등까지 이어질까[딥포커스]
"주춤 해리스"…트럼프 또한 '지지율 상승' 절실
"즉각 변화 없을 것" 전망 속 경합주 "해리스 낫다"
- 조소영 기자, 강민경 기자, 김예슬 기자,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강민경 김예슬 정지윤 기자 = 10일 밤(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대선 TV 토론을 두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판정승'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토론은 두 사람이 각 당 대선 후보가 된 뒤 처음으로 대면해 공개 설전을 벌였다는 점, 토론 승자가 지금의 초박빙 구도를 깰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통상의 정치 토론은 현 정부에 몸담은 인사가 방패를 들어 방어하고, 도전자가 창을 들어 공격하는 모양새가 갖춰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해리스가 창을 들어 트럼프를 거세게 공격하고 트럼프는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페이스(pace)를 잃지 않는 사람이 토론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 속 실제로 토론에서 목소리가 빨라지고 얼굴을 붉힌 트럼프가 상대적으로 차분함을 유지했던 해리스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기류가 지지율로까지 이어질지다.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지지율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트럼프는 6월 TV 토론회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둔 뒤 총격 사고까지 당하면서 '대세론'에 가까운 분위기를 형성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이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해리스가 민주당 새 대선 후보로 자리잡으면서 해리스에게 대선 레이스의 주도권을 내준 듯한 상황이 됐다.
해리스도 바이든으로부터 7월에 후보직 바통을 건네받고 8월 대대적인 전당대회를 진행하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맛봤으나 최근 "허니문 기간이 지났다"(뉴스위크)는 평가를 받았다. 상승 흐름이 멈춘 것이다.
7일 뉴스위크는 상승곡선을 그리던 해리스 지지율이 최근 일주일 동안 주춤했다고 분석했다. 다음날(8일) 보도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의 해리스 지지율은 47%로 집계돼 트럼프(48%)에게 1%포인트(p) 뒤지는 것으로까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 한 번이 양 후보의 지지율에 끼칠 즉각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인 론 본진은 "해리스는 잘 준비된 공격으로 트럼프를 성가시게 만들었으나 해리스가 이를 통해 유권자들이 마음을 굳힐 수 있게 완벽히 설득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크리스 보릭 뮐렌베르그대 여론연구소 이사 또한 해리스가 트럼프에게 '미끼'를 던졌고 트럼프가 그것을 물었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도 "나는 이 토론이 여론조사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해리스의 전략은 90분 토론 내내 트럼프를 방어적으로 만드는 데 효과적이었다"며 "그러나 (본인이) 낯선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정책 비전을 제시할 시간은 줄었다는 대가를 치렀다"고 했다.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미 표심을 굳힌 유권자들이 적잖을 것이라는 점도 향후 여론조사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6월 토론회 당시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기록적 격차로 지지율을 벌리진 못했으나 바이든의 '고령 리스크'를 부각시킴으로써 그를 고립시키고 자신은 '강력하고 리더십 있는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구축한 바 있다.
해리스 또한 이날로 대선 TV 토론이 7번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둔 만큼 중도층·무당층 유권자로부터 '긍정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토론 이후 경합주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해리스가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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