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 고양이 먹는다" 루머에…트럼프, 'AI 고양이 밈'으로 조롱
"아이티 이민자들이 고양이 잡아먹는 것 봤다"루머 확산
JD 밴스, 루머 인용하며 부채질…경찰 "그런 신고 없어"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최근 아이티에서 온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납치해 잡아먹고 있다는 루머가 확산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AI로 조작한 '고양이 밈'을 올렸다.
CNN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트럼프의 트루스소셜 계정에는 AI로 합성한 고양이 이미지 2개가 올라왔다.
한 이미지에는 고양이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채 총을 든 모습이 담겼다. 다른 한 이미지에는 트럼프가 고양이를 안고 오리와 거위 등 동물들에 둘러싸인 채 비행기 기내에 앉아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는 최근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아이티 이민자들이 미국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주민들의 고양이를 잡아먹고 있다는 루머를 조롱한 것이다.
앞서 스프링필드 지역 페이스북 그룹에는 한 사용자가 자신의 이웃의 딸의 친구가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 사용자는 아이티 이민자의 집 나무에 고양이가 매달려 고기로 도축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지역 경찰과 레인저들에게서 이민자들이 스나이더 공원에서 오리와 거위를 잡아먹었다는 것 또한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밴스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서 이 주장을 인용하며 "우리 국경의 제왕(border czar)은 어딨냐며 비꼬았다. '국경의 제왕'이란 공화당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 업무를 담당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판할 때 쓰는 단어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다른 공화당원들도 해당 루머를 언급했다.
루머가 계속해서 확산하자 스프링필드 경찰서는 9일 반려동물이 도난당해 잡아먹히는 사건과 관련된 신고는 접수된 적 없다고 밝혔다.
스프링필드시 대변인도 CNN에 "이민자 커뮤니티 내 개인이 반려동물을 해치거나 학대했다는 믿을 만한 보고나 구체적인 주장은 없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후 밴스는 10일 "물론 이 모든 소문이 거짓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주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지역 보건 서비스가 과부하 되고, 결핵과 에이즈 같은 전염병이 증가했으며, 임대료가 너무 빨리 상승했다"며 이민자들로 인한 사회 문제가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고양이 밈이 계속 돌게 하라"며 선동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공화당이 인종차별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분열 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아무리 우스꽝스럽고 멍청한 정보라도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런 정보에 따라 행동하고 누군가가 다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어 (루머 확산을) 멈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stopy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