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재앙'이라던 헤일리…"청하면 기꺼이 유세 돕겠다"

"요청은 못받아…트럼프는 어떤 결정도 할 수 있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허드슨 연구소에서 가진 연설서 "바이든은 재앙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경선 사퇴 후 첫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4.05.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부른다면 그를 위해 뛰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NBC 뉴스 '페이스더네이션' 인터뷰에서 헤일리는 2024년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던 것에 대해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진행자 마거릿 브레넌은 "트럼프가 좋은 후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헤일리 전 주지사는 대답을 회피하며 "공화당 후보라고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이어 "나는 그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와 맞붙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의 스타일에 동의하나? 그의 접근 방식이나 커뮤니케이션에 동의하나? 그것은 '아니요'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자녀를 갖지 않고 고양이를 키우며 사는 여성을 '캣 레이디'라고 불렀던 데 대해서는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헤일리는 "당신은 스타일을 보거나 내용을 볼 수 있다. 나는 유권자로서 내용을 보기로 했다"면서도 "그 스타일 즉 여성이 자녀를 갖느냐 안 갖느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헤일리는 트럼프에 맞서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섰다가 사퇴하고 재빨리 트럼프 지지로 전환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서도 스타일, 접근 방식 또는 커뮤니케이션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정책 합의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 도움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자신이 그를 위해 유세에 나서려고 대기 중이며 트럼프도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헤일리는 토론 준비나 캠페인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헤일리는 "그것은 그의 선택이다. 그가 캠페인에서 무엇을 하기로 결정하든 그는 그럴 수 있다"고 트럼프를 변호해주었다.

헤일리의 이런 모습은 경선에서 트럼프와 치열하게 싸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트럼프는 헤일리를 '새 대가리'라고 조롱했고 헤일리는 트럼프를 "쇠락했다" "정신이 나갔다" 등으로 표현했다. 헤일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서 트럼프에게 진 후 클렘슨대학교에서 연설하면서, 트럼프를 공화당의 "재앙"이라고 불렀다.

당시 헤일리는 "나는 말하기 어려운 진실을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반지에 키스(경의를 표하거나 존중하는 것 의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트럼프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헤일리는 점차 태도를 바꾸어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위해 찬조 연설 하면서 그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