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 추문 입막음' 형량 선고 대선 뒤로…"11월 26일로 연기"(종합)
대선 전 사법부 정치 개입 축소 의도…"법원은 비정치적 기관"
대법원의 트럼프 '면책 특권' 인정도 영향 준 듯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혐의에 대한 형량 선고가 대선 이후로 연기됐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주 연방지방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형량 선고 기일을 11월 26일로 변경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유죄 평결에 이의를 제기할 시간을 갖기 위해 대선 이후로 선고 기일 연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선고 기일은 9월 18일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선거가 끝난 이후로 선고를 연기하면서 법정 절차의 무결성에 대한 문제를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들도 선고 기일 연기를 두고 "전략적이고 지연적인 소송 전술"이라면서도 반대하지 않았다.
머천 판사는 결정문에서 "피고(트럼프)가 후보로 출마한 대통령 선거에서 절차가 영향을 받았거나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형량 선고는 연기될 것"이라며 "법원은 공적하고 객관적이며 비정치적 기관"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2021년 1월6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국회의사당 점거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혐의에 대해 면책 특권을 인정한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성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트럼프그룹의 자금으로 건넨 뒤 회계장부에는 34차례에 걸쳐 법률 자문료로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됐다.
이후 지난 5월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벌금형이나 보호관찰 내지 최대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 추문 입막음 혐의 외에도 △2020 대선 방해 및 1·6 의회 난입 사건 관여 △2020 대선 조지아주 선거 개입 △백악관 기밀 유출 등 총 4건의 형사 사건으로 기소됐으나 면책 특권 인정과 선고 기일 연기 등으로 인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월에 선고받았다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됐을지 해가 됐을지는 불확실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처벌은 불명예스러운 범죄 기록을 상기시킬 수 있겠지만 정치적 순교자들의 주장을 부추길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yellowapoll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