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지구서 미국인 이스라엘軍 총에 사망…블링컨 "사건 파악 후 조치"(종합)

튀르키예 출신 美 인권운동가 머리에 총상…정착촌 확대 반대 시위 참석
"미국인의 안전과 보호가 가장 우선"…팔레스타인 학생도 총에 맞아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나블루스 남쪽 베이타에서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 반대 시위에 참가했던 튀르키예 출신 미국인 인권 운동가 아시세누르 에지 아이기(26)가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2024.9.6.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6일(현지시간) 미국인이 이스라엘 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국 정부는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팔레스타인 WAFA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출신 미국인 인권 운동가 아이세누르 에지 아이기(26)는 이날 서안지구 나블루스 남쪽 베이타에서 열린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이스라엘 군이 시위대를 향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치명상을 입었다.

그는 나블루스의 라피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했다.

푸아드 나파 병원장은 머리 부상이 심각한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다며 "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했다"고 말했다.

마흐무드 바르함 베이타 바르함 시장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군인 한 명이 외국인 활동가를 포함해 시위 현장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향해 총을 두 발 쐈고 그 중 한 발이 그녀의 머리에 맞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시위를 해산하기 위해 실탄, 기절 수류탄, 최루탄 등을 사용했으며 아이기 외에 18세의 팔레스타인 학생도 부상을 당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시위대가 돌을 군인들을 향해 돌을 던졌고 주요 선동자의 하체를 겨냥해 (총을) 쏘면서 대응했다며 사건의 세부사항과 피격 상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후세인 알 셰이크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이스라엘 점령과 정착촌에 반대하는 미국인 연대 활동가가 사망했다"며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매일 저지르는 일련의 범죄에 또 하나의 범죄가 추가된 것으로 국제 법정에서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아이기의 사망에 대해 "비극적"이라며 "사망 경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긴급히 수집하고 있으며 더 많은 것을 알게되면 말하겠다"고 말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이기가 사망한 것을 개탄한다"며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파악한 후 필요한 결과와 조치를 도출할 것"이라며 "미국 시민들이 어디에 있든 그들의 안전과 보호가 저의 가장 큰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아이기가 이스라엘 점령군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