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형마트서 사라진 포장 서비스…고객 불만 늘고 일자리 줄어[통신One]

환경 정책 비용 절감을 위한 자가 포장 확대로 고객 불편
고령자와 파트타임 근로자에 경제적 타격

캐나다의 대형 마트들이 대부분 계산 후 물건을 포장해 주는 서비스를 중지한 가운데 아직 COSTCO 에서는 계산원이 계산한 후 고객의 카트에 물건을 넣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2024.09.05/ⓒ 뉴스1 김남희 통신원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의 대형 식료품점에서는 고객이 계산한 후 물건을 직접 봉투에 담아야 하는 일이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이 변화는 캐나다 전역에서 많은 소비자에게 불편함과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으며, 계산대에서 느끼던 친근함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내가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식료품점에서 계산을 마친 후 물건을 직접 봉투에 담아주는 할아버지를 보고 놀랐다. 한국에서는 대형마트에서 계산 후 짐을 스스로 담아야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계산하는 직원과 물건을 담아주는 직원이 따로 있었다. 처음엔 매우 생소했지만, 두 사람이 각자 역할을 맡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너무 편리하다고 느꼈다.

내 카트에 담긴 물건들을 계산대에 올려주는 것부터 내가 가져온 장바구니나 박스에 담아주는 역할까지 다해주니, 계산이 끝날 때까지 그냥 서 있기만 하면 됐다. 그동안 캐나다인들은 주로 이 시간에 계산원과 잡담을 나누곤 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 그 서비스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 계산원들은 물건을 계산만 하고, 곧바로 다음 손님을 받기 바쁘다. 물건을 담아주는 직원은 보이지 않고, 고객 스스로 물건을 봉투에 담아야 한다. 이에 따라 계산원과 짧은 대화나 잡담도 점점 줄어들고, 쇼핑 시간이 더 삭막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나만의 경험이 아니다. 많은 캐나다인이 소셜 미디어에서 비슷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로블로스(Loblaws), 소베이(Sobeys), 월마트(Walmart)와 같은 대형 체인점에서 계산대 봉투 서비스가 점차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있다.

한때 계산대에서 친절하게 물건을 담아주던 직원들의 모습이 사라지면서, 고객들은 직접 물건을 담아야 하는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 이와 함께, 물건을 담아주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자나 파트타임 근로자로, 이 변화가 이들에게는 경제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에 대한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고령자나 특정 기술이 없는 근로자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는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회적 안전망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식품 경제학자들은 이 변화가 단순한 인력 절감의 문제만이 아니라, 재사용할 수 있는 가방의 보급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2022년 후반 연방 정부가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면서, 많은 매장에서 고객이 자기 가방을 챙겨오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이에 따라 매장들은 고객들이 직접 짐을 싸도록 유도하고 있다.

고객의 반응은 다양하다. 일부는 이 변화에 적응했지만, 다른 이들은 여전히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노약자나 장애를 가진 고객들은 짐을 싸는 것이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또, 물건을 담는 과정에서 다른 고객들의 눈치를 보게 되면서 쇼핑이 스트레스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매장 측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고객의 자율성을 높이는 한편, 계산 속도를 높여 더 많은 고객을 처리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계산원들과의 친밀한 상호작용이 사라지면서, 고객들은 쇼핑 경험이 더 삭막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런 변화는 캐나다 전역에서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이제 많은 사람은 쇼핑할 때 더 이상 도움을 기대하지 않고, 직접 물건을 챙기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변화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적응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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