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 지지한단 푸틴에 "내게 모욕인지 호의인지"

유세 현장서 푸틴 '해리스 지지' 발언에 관해 언급
러 포함 제재 실효성 거론…"제재 가능한 한 적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가 5일(현지시간) 뉴욕 경제 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9.05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내가 모욕을 당한 것인지, 그가 나에게 호의를 베푼 것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선거 유세를 위해 찾은 뉴욕 경제 클럽에서 이 같이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9차 동방경제포럼(EEF)에서 미국 대선을 어떻게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해리스를 지지할 것을 요청했듯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그녀(해리스)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 이유로 "그녀는 매우 표현력 있고(expressively) 전염성 있게 웃는데, 모든 것이 괜찮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자제할 것이라는 의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답변을 하는 동안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자 등이 모두 웃음 띤 얼굴을 하고 있어 그가 해리스 부통령을 정말 지지하는지와 같은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 분위기상으로는 농담에 가까운 듯한 뉘앙스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답변은 어떤 식으로든 미(美) 대선에 혼돈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실제 푸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담긴 동영상에는 네티즌들이 그의 발언을 해석하며 설왕설래했다. "푸틴이 약한 상대를 원한다는 뜻"이라면서 그렇기에 해리스 부통령이 아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쪽과 "푸틴의 진짜 최애는 (자신을 도와줄) 트럼프"라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편으로 갈라졌다.

USA투데이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홍보해 온 미국의 한 콘텐츠 제작 업체가 러시아의 '2024 미 대선 개입' 계획에 이용된 것으로 파악돼 미 법무부에서 러시아 시민 2명을 기소한 일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취지로 해석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러시아를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 관한 미국 정부의 제재가 실효성을 갖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재는 미국 달러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료에 대한)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재는 가능한 한 적게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