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중동만 9번…동분서주 블링컨 '연임 없이 아빠로 돌아가고파'

바이든 행정부 임기 종료 맞춰 사퇴 전망
블링컨 "애들과 더 많은 시간 보내며 즐길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각)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 포르토프랭스를 찾아 게리 코닐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을 갖고 "치안 안정을 위해 600억원 규모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09.0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토니 블링컨(62) 미국 국무장관이 차기 정부에서 연임하지 않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뜻을 5일(현지시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약 10년 만에 국무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방문한 아이티에서 취재진에게 "내 미래와 관련해서 생각 중인 것은 오는 1월, 이 행정부의 균형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한 주 동안 아이들과 잠깐 쉬고 나서 얘기하는 건데, 애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래 9차례나 중동 지역을 방문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일정을 소화해 왔다.

미국에서 선거 후에도 국무장관이 자리를 지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재선 후에도 정부에 남은 사례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첫 임기 중반에 합류한 조지 슐츠가 마지막으로,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블링컨 장관은 지금까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부터 함께 해온 심복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회에서 참담한 성적을 내고 연임을 포기한 뒤로, 블링컨 장관도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일평생 민주당 당원이었던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계자로서 대선 주자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기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만큼 가까운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