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뉴딜, 10조 달러 사기극"…기후정책서 해리스와 대척점

해리스측은 석유 및 가스 산업 전반에 적대적
트럼프는 파리 기후 협정 다시 탈퇴할 듯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기후 위기가 점차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후 문제에 대처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는 방법에 대해 극명하게 다른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어떻게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는 동안 해리스는 위기에 처한 "근본적인 자유" 중 하나로 기후 변화에 대해 간략히 언급했다.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오염으로부터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자유"가 침해됐다는 것이다.

해리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사상 최대 기후 법안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캐스팅보트를 가지고 찬성표를 던졌다. 해리스는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었을 때 미국을 녹색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그린 뉴딜'의 초기 지지자였다.

반면 트럼프는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공화당 전당대회 수락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녹색 사기"(정책들)를 해체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액체 금(석유 의미)을 발밑에 가지고 있다"면서 석유, 천연가스,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 생산을 늘리고 인플레이션감축법의 핵심 부분을 폐지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뉴욕의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선 "이는 10조 달러 이상의 역사상 가장 큰 사기"라며 "재집권하면 바이든 정부의 '그린 뉴딜'을 종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들이 지지하는 것은 역시 해리스다. 이들은 기후 부정론자인 트럼프에게 백악관이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AP-NORC 공공 문제 연구 센터가 7월에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도 기후 변화 문제에서 해리스를 "많이" 또는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약 7명은 트럼프는 "별로" 신뢰하지 않거나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셰일가스 추출 공법인 프래킹에 대해 금지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꾸었지만, 그의 캠페인은 여전히 석유 및 가스 산업 전반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대통령 재임 기간에 수많은 환경법을 폐지하려고 노력했던 트럼프는 미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게 에너지와 전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기차에 적대적이었지만 일론 머스크의 지지를 받으면서는 약간 입장을 바꾸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바이든의 전기 자동차 정책을 철회하고 세금 인센티브도 폐지하려 할 것으로 본다.

에너지부는 바이든과 해리스 집권 하에서 미국 제조업체가 작년에 25만 개 이상의 에너지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청정에너지가 그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청정에너지 덕에 미국이 에너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오하이오 상원의원 JD 밴스는 기후 지출을 환경 단체의 "돈 챙기기"로 비웃으며, 미국인의 일자리를 중국과 다른 나라로 이전하고 국내 에너지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말한다.

기후 변화를 "사기극"으로 몰아붙인 트럼프는 미국을 2015년 파리 기후 협정에서 탈퇴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직후 이 협정에 복귀했는데 트럼프는 다시 탈퇴할 것을 약속해 다시 기후 문제에서 파란이 예상된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