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정부 효율성 위원회 위원장? 고양이에 어물전 맡긴 격

머스크 여러 기업 운영, 이해 상충 여지 너무 많아

왼쪽부터 테슬라와 엑스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2024.08.12/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정지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정부 효율성 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머스크가 테슬라, 스페이스X, X(구 트위터) 등 여러 기업을 운영하고 있어 이해 상충 여지가 너무 많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뉴욕 경제계 리더 모임인 뉴욕 경제 클럽 연설에서 정부 효율성 위원회를 만들고, 머스크를 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제게 지지를 보내준 머스크의 제안에 따라 연방 정부 전체의 재정 및 성과를 감사하고 과감한 개혁 권고안을 내는 정부 효율성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회는 6개월 안에 기만적이고 부적절한 지출을 근절하기 위한 행동 계획을 개발할 것"이라며 "수조 달러가 절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위원회를 이끄는 것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머스크는 "기회가 된다면 미국을 위해 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수도, 직함도, 인정도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된다면 여러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한해 현행 21% 수준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겠다고 공약하는 등 친기업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머스크가 적임자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포함한 여러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머스크가 정부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으면 이해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WSJ은 지적했다.

트럼프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펜타곤의 감독을 받고 있다.

테슬라 또한 다양한 기관에서 발행하는 연방 세금 공제 및 보조금을 받고 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X도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그의 뇌 임플란트 스타트업(신생기업) 뉴럴링크도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정부 위원회 위원장 박탈은 이해충돌 여지가 너무도 많다고 WSJ은 강조했다.

여러 기업을 운영하는 머스크에게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 주 임무인 정부 효율성 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어물전을 맡기는 격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