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 몰며 호화생활' 中스파이 혐의 40대女…뉴욕주지사 전 참모였다(종합)
"美서 비밀리에 영향력 행사"…남편도 수백만 달러 거래 성사
"대만 정부 인사 방해…뉴욕 고위급 中 방문 알선"
- 강민경 기자,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박재하 기자 = 미국 뉴욕주지사의 전 비서실 차장이 중국 정부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검찰은 이날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의 비서실 차장을 지냈던 린다 쑨(41)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쑨 전 차장의 남편인 크리스 후(40)도 함께 검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쑨과 후가 이날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출두해 무죄를 주장한 뒤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으며, 미국 여권을 반납했다고 전했다.
쑨 부부는 중국 정부의 미공개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구체적으로 쑨 전 차장이 재직하면서 대만 정부 인사들이 뉴욕주 공무원들과 만나는 것을 차단하고 뉴욕주 고위 관리의 중국 방문을 주선하려 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쑨 전 차장은 호컬 주지사를 포함한 고위 인사들과 대만 관리들의 회동을 무산시키기도 하고, 공무원들이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 대가로 중국 정부 인사들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던 후에게 수백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쑨 전 차장 부부가 이를 통해 받은 돈으로 스포츠카와 뉴욕 롱아일랜드와 하와이 호놀룰루에 600만 달러(약 8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중국 영사관에 전속된 개인 요리사가 준비한 난징식 오리고기 요리를 쑨 전 차장이 집으로 배달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미 검찰은 이 오리고기 요리가 쑨 전 차장이 중국 공산당을 위해 행동한 대가로 받은 뇌물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쑨은 비자 사기와 자금 세탁 등을 포함한 10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인 후는 자금 세탁 혐의를 받았다.
쑨 전 차장은 여러 정부 기관을 거쳐 2021년 9월 호컬 주지사의 비서실 차장으로 뽑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호컬 주지사 측은 쑨 전 차장의 위법 행위에 관한 증거가 발견돼 이를 즉시 신고한 후 쑨 전 차장을 지난해 3월 해고했다고 설명했다.
아비 스몰 뉴욕주 대변인은 "쑨의 행동을 법 집행 기관에 즉시 보고했으며 수사를 지원했다"며 "부정 증거를 발견하고 2023년 3월에 쑨에 대한 고용 계약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이번 기소는 중국 정부가 미국 전역에서 비밀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해 미국 검찰이 추진해 온 정책의 일환이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쑨 전 차장의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을 모른다는 입장이다.
류펑위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와 언론은 소위 중국 요원 이야기를 과장 보도했고 이 중 다수가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됐다"며 "중국을 표적으로 삼는 근거 없는 중상모략과 비방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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