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유럽 성우·스태프에 '대박 등 한국어 표현 가르쳤다'
'대박'·'아이쉬' 같은 비표준어 대해서도 뉘앙스 강의
비용 절감 위해 TV쇼 주력…韓 콘텐츠에 집중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넷플릭스가 구독자 유지를 위해 한국 콘텐츠의 더빙과 번역에 대한 90분 간의 세션을 진행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 번역 및 더빙 업무를 맡은 미국, 유럽 등지의 성우와 스태프 수백명이 수업에 참석했다.
강사진은 넷플릭스의 관계자로, 한국어 고유의 뉘앙스와 이해하기 쉬운 번역과 관련한 내용을 교육했다. 수업에는 '대박'이나 '아이쉬'같은 비표준어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은 '대박'을 기분 좋은 놀라움으로, '아이쉬'는 실망을 의미한다고 전달했다.
강사들은 한글을 소개하거나 한국어 이름을 바르게 발음하는 방법도 가르쳤다. 한국어로 긍정을 표현하는 '네'의 다양한 변형을 자세하게 설명했고, 한국식 이모티콘을 소개하는 강의도 수강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가 한국 관련 강의를 시작하게 된 건 구독자 수를 유지하기 위한 스트리밍 플랫폼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부터다. 넷플릭스에서 비영어어권 콘텐츠는 전체의 약 3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이중 한국 콘텐츠는 비영어권 콘텐츠 중 가장 큰 부분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의 한국 예능 콘텐츠인 '피지컬 100'은 미국, 프랑스, 브라질 등 80개국 이상에서 글로벌 톱 10 리스트에 오른 최초의 비영어 프로그램으로 기록됐다. 데이트 프로그램 '솔로 지옥'과 '데블스 플랜', '더 인플루언서' 또한 비영어권 프로그램으로서 넷플릭스의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대본이 없는 TV쇼의 경우 대규모 오리지널 시리즈보다 약 5분의 1 수준으로 제작 비용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넷플릭스는 한국의 인기 TV쇼 콘텐츠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몰두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의 영어 더빙 담당자 존 드미타는 "한국 TV쇼 전체 시청 수의 40% 이상이 더빙"이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리서치 회사 암페어 리서치의 리처드 브로튼 전무이사는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제작 비용을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고객 유지에 더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저렴한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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