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인재풀로 급부상한 이스라엘 보안부대 ‘8200’

해당 기사 - WSJ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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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기업을 상대로 한 해킹이 기승을 부리면서 기업들도 보안이 가장 큰 이슈가 되자 이스라엘 비밀 보안부대 ‘유닛 8200’이 최근 월가에서 가장 잘나가는 인재풀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8200부대 출신이 만든 기술 기업은 1000여 개가 넘으며, 이 중 상장사는 최소 5곳으로, 기업 가치는 1600억달러(약 214조 원)에 달한다고 WSJ은 추산했다.

8200부대는 이스라엘 군사 정보기관인 '아만'이 지휘하는 부대로, 복무 기간 요원들은 사이버 보안 기술과 최신 보안 전술을 집중적으로 훈련받는다.

이곳 출신 예비역들은 사이버 보안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제대 후에도 민간 기업의 사이버 공격과 방어를 금방 이해할 수 있다.

WSJ은 “과거 실리콘밸리에서 투자금을 받는 인재들이 스탠퍼드대 졸업생이나 페이스북 등 대형 IT 기업의 초기 멤버에서 나왔다면 이제 벤처 캐피털들은 이스라엘 특수부대 출신을 탐내고 있다”고 전했다.

8200부대는 1952년 설립돼 비밀 정보를 모으고 암호를 해독하는 등의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WSJ은 8200부대가 약 5000명의 최신 IT 기술로 무장한 사이버 요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추정했다.

8200부대는 유능하고 경험이 많은 사이버 보안 관련 엔지니어를 뽑기 어려워지자 컴퓨터 영재로 키울 만한 똑똑한 인재를 어린 나이에 영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8200부대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원을 모집해 로봇 동아리에 가입하게 하거나 방과 후 코딩 프로그램 등을 가르친다.

이들은 의무 복무 기간(18세~21세)을 마치면 사회에 나갈 수 있다. 나갈 때는 자기가 하던 일을 맡길 만한 후임자 직접 면접·선발한다.

텔아비브에 기반을 둔 8200부대 전우회는 비즈니스 기술 교육 행사와 웨비나(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세미나) 등을 수시로 개최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는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이 있다. 이슬라엘에도 ‘한 번 8200부대면 영원히 8200부대’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한 번 연결되면 평생 연락을 유지한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보안 기술과 끈끈한 결속력이 8200부대를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인재 풀로 급부상시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