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트럼프 전략 걱정…"극단주의자 1명 얻고 일반인 3명 잃어"

트럼프의 인신공격과 성차별적 발언, 케네디 등과의 연합 우려
해리스 지지율, 전당대회 효과로 봐…정책 토론시 유리해질 것 기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한 무소속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4.08.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공화당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이 실패할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기세를 꺾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쓰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털시 개버드와 같은 극단 정치인들과 손을 잡는 것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할 때는 여론조사도 여유 있게 앞섰고 암살을 간신히 모면한 후에는 11월 대선에서 압승할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갔다. 하지만 그 후 해리스가 바이든을 대체하며 민주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그 후 트럼프는 해리스를 급진적 사회주의자로 묘사해 "동지 카멀라"라고 부르기도 했고, "(미친 사람처럼) 웃는 카멀라"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정책 입장을 계속 바꾼다고 정치적 카멜레온이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인종에 대한 의문, 개인적 공격, 성차별적인 표현 등을 사용하고 있다.

뉴욕 파산 변호사이자 저명한 공화당 기부자인 에릭 레빈은 FT에 "그가 이런 길을 계속 간다면 그는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리스에게 갈 유권자들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략을 바꾸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 전략가 존 피허리는 "트럼프는 항상 선거 운동 때 그러하듯이 벽에 스파게티를 많이 던져서 무엇이 잘 붙어있는지(스파게티 면이 익었는지 판별하는 방식으로, 트럼프가 어떤 전략이 먹히는지 무차별적으로 시도한다는 의미) 보고 있다"면서 전략에 우려를 표했다.

공화당 전략가 케빈 매든은 "지난달을 기준으로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지배적인 분위기는 좌절감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공화당 기부자와 트럼프와 가까운 관계자들은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9월 10일 TV 토론을 앞두고 해리스의 경제 및 이민 정책이 면밀히 조사되고 있다면서 다시 트럼프가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보았다.

지난주 트럼프 여론조사원 토니 파브리지오가 보낸 메모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해리스의 기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그는 “대부분 여론조사에 따르면 2008년 공화당 전당대회 다음 주에 존 매케인이 버락 오바마보다 2~4포인트 앞서 있었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은 전당대회 이후 트럼프 대통령보다 7포인트 앞서 있었다. 우리는 모두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다. 이런 충격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썼다.

트럼프의 보좌관을 지냈던 브라이언 랜자는 "우리는 국가의 방향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민주당의 재설정에 대한 대화는 했다. 그리고 해리스의 지지는 2020년 바이든의 지지 수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책 논쟁이 되면 트럼프가 유리해질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다른 공화당 기부자와 전략가들은 백신 음모론자로 알려진 케네디와 독재국가인 시리아나 북한에 허용적인 개버드 전 하원의원을 트럼프 캠프에 합류시킨 것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빈은 "케네디나 개버드 유권자 한 명을 얻을 때마다 정규 공화당원, 무소속, 여성 3명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빅텐트(초당파연합)를 갖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텐트가 너무 커서 찢어지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