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이틀간 전략 대화…"북한·중동 문제 논의"(상보)

왕이 "올바르게 지내는 방법 찾아야…평등 기초로 대해야"
설리번 "중국과 디커플링 뜻 없어…전략 소통 지속 용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 (현지시간) 베이징 근교 휴양지인 옌치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24.08.2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정은지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만나 북한과 중동 등 여러 사안을 논의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두 인물의 만남이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바와 같이 양국 간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양국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과 왕 주임이 양국과 지역, 전 세계적인 사안에 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면서도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마약 대응과 군 간의 소통, 인공지능(AI) 기술의 안전성과 위험성을 논의하고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안의 이행 등의 문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양측은 수 주 내로 고위급 간 통화를 조율하고 양국 군 전구 사령관 간의 전화 통화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대중국 무역이나 투자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선진 기술이 국가 안보 약화에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과 비시장적 경제 관행에 우려를 제기했으며, 중국에서 부당하게 구금되거나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한 미국인들의 사례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군수 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우려를 표명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 (현지시간) 베이징 근교 휴양지인 옌치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4.08.2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이 인도·태평양 동맹국을 방어한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합법적인 해상 작전에 대한 중국의 불안정 행위에도 우려를 드러냈다.

아울러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이 왕 주임과 북한과 미얀마, 중동에 대한 공통된 우려 사항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또한 두 관리가 중국 베이징에서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 전략 대화를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왕이 주임은 이번 대화에서 "중미 관계는 많은 기복을 겪었고 그 속에서의 경험과 교훈을 토대로 미래를 잘 개척해 두 강대국이 올바르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양측은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원칙을 준수하고 양국 정상의 합의를 이행해 중미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중국과 미국이 갈등을 피하기 위해선 3개의 공동 코뮈니케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국 수교의 정치적 기초를 수호하고 중국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며 중국 정치 제도와 발전의 길과 중국 인민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미 양국이 원활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평등을 기초로 서로를 대해야 한다"며 "실력이나 지위에서 출발해 국가와 국가가 교류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은 아니다"고 밝혔다.

왕 주임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대만은 중국의 일부로 중국은 반드시 통일될 것이며 대만 독립은 대만 해협 평화와 안정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대만의 무장 중단을 중단하며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국의 안보는 종합적이고 협력하며 지속 가능해야 하며 자국의 안보가 다른 나라의 불안정을 기반으로 해선 안된다"며 "미국은 경제 무역 및 과학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훼손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왕 주임은 "'과잉 생산'을 구실로 삼아 보호주의를 내세우는 것은 글로벌 녹색 성장만 해칠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왕 주임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양자 조약을 핑계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거나 필리핀이 침해행위를 하도록 용인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 (현지시간) 베이징 근교 휴양지인 옌치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24.08.2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CCTV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미중 간 이견과 경쟁이 있지만 협력해야 할 분야도 많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상대를 평등하게 대하고 건강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는데 동의한다"며 "미국은 중국과 디커플링할 뜻이 없고 미국은 상호 이해를 높이고 오해와 오판을 줄이기 위해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지속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또한 설리번 보좌관은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하고 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주장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우크라이나, 중동,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왕 주임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해 정치적 설득과 대화에 집중해왔다"며 "미국이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거나 불법적이고 일방적 제재를 가해선 안된다"고 했다.

양측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양국 정상 회담에 대한 중요 합의를 이행하고 고위급 교류와 각급 소통을 유지하는 한편 마약 금지, 법 집행 및 불법 이민자 송환 협력, 기후 변화 대응 등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