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원 238명, 해리스 손 들어줬다…"트럼프는 안 돼"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공화당원 200여 명이 자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끈다.

이들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을 위해 일했던 인물들로, 공화당 내 소위 정통 보수파로 분류된다.

26일(현지시간) USA투데이가 단독 입수해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세 사람의 보좌진 등 공화당원 총 238명이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서한에는 "올해 11월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에게 투표할 것을 공동으로 선언한다"며 "물론 두 사람과 이념적으로 많은 이견을 갖고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대안을 유지할 수는 없다"고 적혔다.

해리스 부통령, 월즈 주지사와 당이 달라 이념적 차이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절대 대통령직을 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들은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국내에서 트럼프의 혼란스러운 리더십이 4년 더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는 '프로젝트 2025'의 위험한 목표를 추진하는 데 집중할 텐데, 이는 평범한 사람들을 해치고 우리의 신성한 기관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2025'는 차기 보수주의자 대통령을 위한 국정운영 로드맵이다. 극우적 의제가 다수 담겨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일각의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들은 "해외에서 트럼프와 그의 측근인 J.D. 밴스(공화당 부통령 후보) 등이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같은 독재자에게 굴복하고 동맹국에 등을 돌린다면 민주주의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0년 바이든(민주당 소속 현 대통령)의 승리에 중추적 역할을 한 것은 경합주의 온건 공화당원과 보수적 성향의 무당층"이라며 "정당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바이든의 당선을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용감한 입장을 취하고 트럼프 대신 해리스를 지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매케인·롬니·부시 진영'과 '트럼프 진영' 간 적대감은 잘 알려진 일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세력은 극우 인사들로 분류되며, 정통 보수파는 이들을 탐탁지 않게 여겨왔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쟁 영웅'으로 불려온 매케인 의원을 부정했고 이에 2020년 대선에서 매케인 의원 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롬니 의원은 상원의원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으며,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으나 공개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한편 주말 동안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위해 일했던 공화당 변호사 12명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최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이 무대에 올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을 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