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열병식 때 북한군 전부 제거' 제안" 전 보좌관 폭로

트럼프 때 국가안보보좌관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 증언
"참모들, 트럼프 터무니없는 발언에도 아첨만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북한군을 열병식 때 전부 제거해 버리면 어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집무실 회의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H. R. 맥매스터가 최근 저서를 통해 폭로했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출간을 앞둔 자서전 '우리 자신과의 전쟁: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임무 수행'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상식적인 제안을 했지만, 당시 참모들 가운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밖에도 "멕시코에 있는 마약을 폭격하면 왜 안되는가?"라는 발언을 했고, 당시 참모들은 "당신의 본능은 항상 옳다" "언론에 이렇게까지 부당한 대우를 받은 대통령은 당신밖에 없다"는 등 경쟁적으로 아첨만 했다고 고백했다.

3성 장군 출신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2017년 2월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입바른 소리를 해 미운털이 박혔고, 결국 13개월 만에 백악관을 떠난 인물이다.

당시를 회고하며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나는 내 임무를 다하려면 트럼프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주제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이었다고 한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가 러시아의 선거 개입 문제를 자신의 정통성과 연관 짓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는 자존심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련해 "절대로 친구가 될 수 없는 사람이며 세계 최고의 거짓말쟁이"라고 경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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