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네타냐후와 통화…가자휴전 변수 '필라델피 회랑' 논의한듯

백악관 20일 양국 정상 통화 발표…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비공개
美 관료 "네타냐후 '회랑내 주둔 요구'…바이든이 완화하도록 압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7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를 찾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는 모습. 이날 두 정상은 가자지구 전쟁 휴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자료사진>. 2024.07.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해 가자전쟁 휴전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필라델피 회랑(Philadelphi Corridor)'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과 지역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협상 타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며 "협상에 남은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이번 주 내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릴 예정인 휴전회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오는 22일 당 대선후보직 수락 연설을 진행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통화에 배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가지인 캘리포니아주(州) 산타 이네즈 밸리에서 이번 전화 회담에 임했다.

양국 정상이 가자전쟁 휴전과 관련해 어떤 의견을 주고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집트 국경과 맞닿은 가자지구 최남단의 필라델피 회랑이 휴전 협상의 막판 최대 변수로 부상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전언이 나왔다.

익명의 미국 정부 관료는 이날 통화에 앞서 로이터에 "이집트-가자지구 회랑에 군 주둔을 허용해달라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요구 조건을 완화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를 돌며 중동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귀국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장기화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9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블링컨 장관이 이집트 국경을 통한 가자지구 내 무기 밀수를 막으려면 이스라엘군에 필라델피 회랑 통제권이 필요하다는 총리의 주장에 설득됐다는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의 당일 보도 내용을 부인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백악관 연설에서 제의한 '3단계 휴전안'을 토대로 지난달 휴전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자신들의 추가 휴전 조건을 담은 '역제안'을 물밑에서 교환했다. 관련 내용은 비공개됐지만 이스라엘은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지난 5월 자국군이 점령한 필라델피 회랑을 당분간 통제하고 가자지구 귀향자를 검문할 권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도하에서 재개된 휴전회담에서 미국은 양측에 이른바 '가교 제안(bridging proposal)'을 던졌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마찬가지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3단계 휴전안에 더해 이스라엘의 추가 요구 사항을 다뤘을 가능성이 높다. 하마스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이 가자지구 침략 전쟁을 공모하고 있다며 미국의 가교 제안에 반발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