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드론 배송'에 美텍사스 주민들 "벌집처럼 시끄럽다" 반발

'시범 사업지' 칼리지스테이션 주민들, 18일 CNBC와 인터뷰
당국에 '운항시간 확대' 신청한 아마존 "저소음 드론 도입" 약속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드론 배송 서비스 '프라임 에어'에 사용될 드론 모형이 2017년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마존은 2022년 12월 텍사스주(州) 칼리지스테이션에서 프라임 에어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자료사진>. 2017.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안방인 미국 시장에서 무인기(드론)을 통한 배송 시범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 하지만, 소음 공해를 토로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져 드론 배송을 확장하려는 아마존의 구상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州) 칼리지스테이션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아마존의 드론 배송 서비스 '프라임 에어(Prime Air)'로 인한 소음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칼리지스테이션의 거주민 존 케이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택 상공을 지나는 프라임 에어 드론이 "마치 거대한 벌집처럼 들린다"며 "꽤 시끄럽기 때문에 (드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간 근무를 하는 경찰, 소방, 간호사들은 드론 때문에 낮 수면을 방해받는다고 지적했다.

프라임 에어가 처음으로 도입된 건 2022년 12월이다. 당시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텍사스 최대 도시 휴스턴에서 북서쪽으로 100마일(약 160㎞)가량 떨어진 칼리지 스테이션에서 '1시간 이내 배송'을 실현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

아마존은 지난 7월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현재 낮 시간으로 제한된 드론 비행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장해 하루 200편 수준인 칼리지스테이션 내 드론 배송을 469편으로 확대할 수 있게 승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소음 공해가 더 심화할 것을 우려한 칼리지 스테이션 주민들은 지난 6월 시 의회 의원들에게 프라임 에어 확장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의회 청문회에서 주민 랠프 토머스 무어는 드론 이착륙 장소에서 500피트(152m) 이내에 있는 자신의 자택은 드론 소음이 전기톱과 맞먹는다며 이를 녹음한 소리를 들려줬다.

이와 관련해 칼리지 스테이션의 공무원인 브라이언 우즈는 청문회에서 프라임 에어 드론이 내는 소음을 측정한 결과 47~61㏈(데시벨)로 미국 산업안전보건청이 규정한 전기톱 소음 수준(125㏈)에는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드론 소음이 거슬리는 건 분명하다는 게 주민들의 항변이다. 아미나 알리칸은 CNBC에 "드론은 귀 옆으로 계속 날아와도 멈출 수 없는 파리와도 같다"며 "드론이 우리를 단잠에서 깨우고 야외 공간은 물론 실내 공간을 즐기는 데도 방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아마존 드론이 저공 비행하는 것도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는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은 400피트(약 121m) 이상을 비행할 것이라던 아마존의 당초 설명과 달리 드론이 100피트로 낮게 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아마존이 FAA에 제출한 데이터에 따르면 프라임 에어 드론은 통상 160~180피트 고도에서 비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아마존 대변인 샘 스티븐슨은 CNBC에 더 작고 조용한 드론인 'MK30'을 도입하고 드론 고도도 높일 계획이라면서 FAA의 승인이 나는 대로 칼리지스테이션 내 드론 운항 시간을 늘리고 애리조나주(州) 톨레슨에서도 프라임 에어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자 칼리지스테이션 시장인 존 니콜스는 지난 7월 FAA에 서한을 보내 "프라임 에어 시설 인근 지역 주민들은 드론 이착륙과 배송 작업에서 나는 소음 수준에 우려를 표현해 왔다"며 드론 운항 시간 확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