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위대하게'에 맞선 '돌아가지 않으리'…불붙은 대선 구호 싸움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의 유세 군중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맞서 카멀라 해리스 캠프가 '돌아가지 않겠다'(We're not going back)를 밀고 있다고 미 외신들이 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2016년 대선에도 사용된 마가(MAGA)를 재활용하고 있는 트럼프 측과,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다시 돌아가 모든 정책을 다시 되돌리려는 시도를 막겠다는 해리스 측의 슬로건이 맞붙고 있다.

야후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1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나라는 실패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빠르게 되돌리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썼다. 빨간 야구모자, 범퍼 스티커, 티셔츠에 새겨진 그 문구에는 불과 3년 반 전이지만 미국이 전성기에서 추락했으며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이는 트럼프뿐이라는 향수적 믿음이 담겨 있다.

해리스 진영의 '낫 고잉 백'(돌아가지 않겠다)은 바이든 대통령이 7월 21일에 경선에서 물러난 이후 가장 자주 반복된 슬로건이었다. 미네소타 주지사 팀 월즈를 러닝메이트로 소개한 6일 필라델피아에서 집회에서 해리스는 특히 임신 중절을 금지하는 공화당을 공격하면서 이 문구를 사용했다.

해리스가 "팀과 나는 트럼프와 우리의 기본적 자유를 되돌리고 싶어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자 군중도 "돌아가지 않겠다"고 외쳤다.

유세중인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 ⓒ AFP=뉴스1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해리스와 월즈는 7일에도 위스콘신주 북서부 도시 오클레어와 미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집회를 열고 이 슬로건을 사용했다. 각각 1만2000명과 1만5000명이 모여든 이 대규모 유세에서 군중들은 "우리는 돌아가지 않겠다"를 외쳤다.

위스콘신은 2016년에는 트럼프가 약 2만표 차로, 2020년에는 바이든이 비슷한 차이로 승리한 주다. 월즈는 "이번 선거는 이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알고 있다. 그는 우리를 과거로 데려가고 싶어 한다"고 연설했다.

트럼프와 해리스 양측 모두 변화를 외치고 있다. 트럼프는 주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이민자 급증에 초점을 맞추고 변화를 주장하는 반면 해리스는 트럼프 재임 기간 중 제정한 정책으로 인해 나라가 후퇴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변화를 외친다.

유세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부통령 후보들은 '분노'와 '기쁨'을 서로 대조하고 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에게 폭스뉴스 기자가 "너무 진지하고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면서 "무엇이 당신을 웃게 만드나" 묻자 밴스는 "많은 것에 미소를 짓는다. 언론의 허튼 질문을 포함해서"라고 답한 후 "카멀라 해리스가 이 나라와 미국 남부 국경에 한 일에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월즈는 해리스에게 "나를 믿어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기쁨을 되돌려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바이든에서 해리스로 경쟁자가 바뀌면서 트럼프 측의 메시지 전략은 뒤죽박죽이 됐다. 트럼프는 조롱을 위한 새로운 별명들을 실험하고 있는데 지난 6일에는 '미친 카마블라'(Crazy Kamabla)라고 카멀라를 불렀다.

트럼프는 왜 이런 별명을 붙였는지 설명하지 않았는데, 말 많은 카멀라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카멀라와 '블라블라블라'(blah blah blah, '어쩌고저쩌고'의 의미)를 합쳤거나, 카멀라와 오바마(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스펠링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섞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