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공화 부통령 후보 모두 '군필'…매케인 이후 16년만
월즈·밴스, 9.11테러 이후 참전…재향군인 유권자 표심 '정조준'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60)가 지명되면서 민주·공화 양당의 부통령 후보 모두 군필자가 맡게 됐다. 모병제 국가인 미국에서 정·부통령 후보로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인물이 나온 건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 이후 16년 만이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6일(현지시간) 월즈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40) 모두 미군에서 복무했다며 두 후보 모두 재향군인 유권자 표심을 얻고자 향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군 복무 경력을 적극 내세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전략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두 개의 전쟁'이 치러지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악시오스의 분석이다. 특히 베트남전 참전용사였던 매케인 의원과 달리 월즈 주지사와 밴스 의원 모두 2001년 9.11 테러 이후 각각 유럽과 이라크에 파병돼 미군의 21세기 최신 전략을 꿰뚫고 있다.
먼저 월즈 주지사는 한국전 참전용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17세에 미네소타주 방위군에 보병으로 입대했다. 9.11 테러 직후엔 미군의 대테러 작전인 '항구적 자유 작전(Operation Enduring Freedom)'에 참여, 유럽에 파병됐다. 이후 24년간의 주방위군 생활을 마치고 2005년 미 육군 주임원사로 전역했다.
이후 월즈 주지사는 공화당 강세 지역인 미네소타주를 지역구로 하원 6선 의원을 지냈다.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주로 활약했고, 2017년에는 하원 재향군인위원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12년의 의정 활동 기간 재향군인 자살 예방에 관한 초당적 법안을 지지했고, 군 예산 증액을 주장하는 동료들을 측면에서 지원했다.
밴스 의원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곧장 해병대로 입대해 2005년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그는 공보정훈병으로 전장을 누비며 전황을 기록했다. 밴스 의원은 전통적인 공화당원들과 달리 군 복무 경험으로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에 강한 반감을 갖게 됐고, 상원의원으로선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에 950억 달러(약 130조 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을 때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돌프 히틀러가 아니다"라며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밴스 의원의 외교관은 재임 시 고립주의 정책을 표방했던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치한다.
양당의 부통령 후보로 군필자가 확정됐다는 소식에 재향 군인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재향군인회(IAVA)의 앨리슨 재슬로우 회장은 악시오스에 성명을 내고 "9.11 테러 이후 참전했던 세대가 오늘날 미국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악시오스는 양당의 군필 부통령 후보 기용을 두고 민주당에는 참전 용사 비하 발언으로 4년 전 구설에 올랐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기회이며 동시에 공화당으로선 이를 방어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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