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뉴럴링크, '전자칩 뇌 이식' 두번째 임상 성공"
신체마비 환자 돕는 '텔레파시'…"전극 작동률 40%로 높아져"
실모양 전극 기존보다 깊게 이식…뉴런서 전극 빠지는 문제 개선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뉴럴링크가 최근 전자칩을 뇌에 이식하는 두 번째 임상 시험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녹화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뉴럴링크가 두 번째 신체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전자칩을 뇌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설립한 뇌과학 스타트업으로 지난 1월 자사가 개발한 반도체 '텔레파시'를 다이빙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 놀란드 아르보(29)에게 이식했다. 아르보는 텔레파시를 통해 생각만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체스 게임을 했다.
머스크는 이번 방송에서 두 번째 환자의 뇌에 이식된 텔레파시의 전극 1024개 중 약 400개가 작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징크스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도 "두번째 이식은 매우 잘 진행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 환자의 전극 작동률은 40%로 첫 번째 환자(10~15%)보다 높아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머스크는 부연했다.
다만 이 환자가 아르보와 동일한 척수 손상을 입었다고 언급했을 뿐, 자세한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확한 이식일도 함구했다. 머스크는 앞서 아르보에게 텔레파시를 처음 이식했을 때도 환자 신상을 알리지 않다가 약 2달 만인 지난 3월 체스 게임을 하는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아르보도 이번 팟케스트에 뉴럴링크 경영진 3명과 함께 출연해 "간병인 의존도가 줄었다"며 근황을 알렸다. 아르보는 이식 4개월 만인 지난 5월 두개골 안쪽에 공기가 들어차는 기뇌증으로 일부 반도체 전극이 신경세포(뉴런)에서 빠져 데이터 전송량이 줄어드는 문제를 겪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번째 임상시험 환자는 운동피질 속 3~4㎜가 아닌 7㎜ 깊이에 전극을 연결했다.
텔레파시는 머리카락의 4분의 1 크기로 작은 실 모양의 전극을 갖고 있다. 총 1024개의 전극이 두개골 하단에 부착돼 뉴런의 전기신호를 반도체와 주고받는다. 무선 충전이 가능해 거추장스러운 전선을 달지 않아도 된다. 생각만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제어한다는 뜻에서 텔레파시란 이름이 붙었다.
머스크는 올해 8명의 환자에게 텔레파시를 이식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남은 5개월간 추가 임상 시험을 시사했다. 2019년 전자칩 뇌 이식 임상시험에 처음 뛰어든 뉴럴링크는 지난해 5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텔레파시 임상시험을 최종 승인 받아 같은 해 9월 신체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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