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밀경호국 "트럼프 총격범 위치 몰랐다…현지 경찰 업무라 생각"

"법 집행기관과 통신 실패가 여러 실패로 이어져…변명의 여지 없다"
유세현장 '드론 대응'도 실패…"기술적 어려움 있었다"

로널드 로우 미국 비밀경호국 국장 대행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한 경호상 문제에 대해 진술했다. 2024.7.30.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비밀경호국(SS)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노린 암살 미수 사건 당시 총격범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경호상 허점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로널드 로우 비밀경호국 국장 대행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내가 아는 바로는 비밀경호국 저격팀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원 모두 총기를 든 남자가 유세장 인근 아메리칸 글래스 리서치(AGR) 빌딩 옥상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유일한 정보는 현지 경찰이 오후 3시경 총격이 발생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쪽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옥상에 있는 사람이나 총을 든 사람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거동이 수상한 인물을 파악하고도 비밀경호국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FBI가 지난 29일 진행한 사건 브리핑에선 FBI는 총격범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BI 피츠버그 사무소의 케빈 로젝 요원은 "우리는 사건 당일 오후 5시 직후 법 집행기관이 범인을 AGR 건물 및 부지 주변에서 의심스러운 인물로 파악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지 경찰관은 범인의 사진을 찍어 현장에 있던 다른 SWAT 대원들과 지역 지휘 인력에게 보냈다"며 "약 30분 후인 오후 5시 30분 직후, SWAT 대원들은 범인이 거리 측정기를 사용하고 휴대전화로 뉴스 웹사이트를 검색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로젝 요원은 "오후 6시 11분경 지붕 위로 올라간 현지 경찰관이 범인과 마주쳤고, 범인이 총을 겨누자 경찰관은 즉시 엎드렸다"며 "약 25~30초 후 범인은 8발을 발사했고 이후 비밀경호국의 저격수가 범인을 제압했다"고 말했다.

로우 국장 대행은 옥상에 대한 보안이 허술했던 것에 대해 "우리는 주 정부와 현지 경찰이 그것(옥상)을 담당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 무대에 오르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크룩스가 위협으로 식별되지 않았으며 단지 의심스러운 인물로만 간주됐다"며 "의심스러운 인물 이상으로 전달받은 것이 없었으며 의심 수준을 넘어 위협이나 피해가 임박했다는 수준까지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 법 집행 기관과 비밀경호국 간 통신 실패가 "여러 단계에서의 실패"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로우 국장은 총격 전 크룩스가 날린 드론에 미숙하게 대처한 것에 대해선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다"며 "5시 이후에야 대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FBI에 따르면, 크룩스는 사건 발생 2시간 전인 오후 3시 50분부터 4시 직후까지 약 11분 동안 유세현장 근처에서 드론을 날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州) 버틀러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해 오른쪽 귀 윗부분을 다쳤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