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남성'은 공화당 편?…해리스 지지하는 6만명 모였다
'해리스를 위한 백인 친구들' 화상으로 창립 모임
"침묵하는 다수 백인 남성 있어"…연대 공간 열기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떠오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백인 남성들'이 29일(현지시간) 화상 소셜미디어(SNS) 모임을 가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른바 '해리스를 위한 백인 친구들(White Dudes for Harris)'이라는 이름의 이 모임은 이날 밤 실시간 화상 통화를 통해 창립 모임을 가졌다. 정치 드라마 '웨스트 윙'에 출연한 배우 브래들리 휘트포드는 이 통화에 참여한 가운데 함께 자리한 6만여 명의 참석자들을 향해 "여기 이렇게 다양한 백인이 모였군요"라고 말했다. 이어 "베이지색 무지개 같습니다"고 덧붙였다.
NYT에 따르면 이 통화는 '해리스 캠페인'과는 별개로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주도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선 후보)이 백인 남성을 대변하거나 이들의 표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통화에 모인 사람들 간 연대의 공간을 열어주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미(美) 극우 세력, 구체적으로 백인 남성들을 중심으로 한 성(性)적·인종 차별적 조롱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 속 이 같은 모임은 눈길을 모았다.
이날 연사로는 해리스 부통령의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에 오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를 비롯해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이 함께 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주지사, 가수 조쉬 그로반과 랜스 배스, 배우 마크 해밀도 자리했다.
모임을 조직한 민주당 인사인 로스 모랄레스 로켓토는 NYT에 "우리가 진정으로 하려는 것은 지난 몇 년간 좌파가 거의 무시해왔던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슬로건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이 아닌 침묵하는 다수의 백인 남성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 표를 확보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리스를 위한 백인 친구들' 외에도 '흑인 여성과의 승리', '흑인 남성과의 승리', '카멀라를 위한 라틴계 남성', '해리스를 위한 남아시아 남성', '백인 여성 : 응답하라 2024'와 같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기 위한 SNS 모임이 앞서 진행됐으며, 이들은 자체 모금 행사 또한 개최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 중 '백인 여성 : 응답하라 2024'는 15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화상 회의에 참여해 관련 플랫폼이 다운됐다. 이들은 800만 달러(약 110억8960만 원) 이상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를 위한 백인 친구들'은 3시간 20분 동안 통화가 진행됐으며, 400만 달러(약 55억4480만 원) 이상을 모금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해당 모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모임이 열리기 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그들은 더 적합한 이름을 붙여야 한다. '카멀라를 위한 꼬마들'(Cucks for Kamala)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크'(Cuck)는 일부 극우 세력에서 상대방의 남성성을 공격할 때 사용되는 단어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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