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국장 "총알 아닌 파편"…트럼프 피습 두고 갑론을박
트럼프 백악관 주치의 "병원서도 총상으로 진료" 반박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외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것을 두고 총알이 아닌 파편에 맞은 것이란 의혹이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제기됐다. '신의 가호'로 구사일생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총알이 맞다며 수사당국이 정치적 목적에서 음모론을 제기했다고 항의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주치의였던 로니 잭슨 하원의원(공화·텍사스)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은 게 "총알이 아닌 다른 것이란 증거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의회는 나와 병원이 확인한 대로 기록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습 직후 이송된 버틀러 메모리얼 병원에서도 "오른쪽 귀에 총상을 입었다고 평가하고 치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FBI 국장이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진단서 등 의료 기록은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지난 24일 미 하원 사법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에 맞은 것이 총알(bullet)인지 혹은 파편(shrapnel)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야외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에 오른쪽 귀를 다친 것과 관련해 미국 고위 당국자 중 처음으로 레이 국장이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습 직후에도 오른쪽 주먹을 추켜세우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18일 공화당 전당대회 폐막식에서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며 "암살자의 총알이 4분의 1인치 차이로 비껴가 살아났다. 신의 가호로 이 자리에 섰다"고 소회를 밝혔다. 20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유세에선 "나는 민주주의를 위해 총알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피습을 계기로 순항하던 선거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의혹이 제기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연달아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이날(26일) 로이터 통신에 총알이 아닌 다른 것에 피습됐다는 주장은 "음모론이자 헛소리"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전날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불행히도 총알이 내 귀를 강타했고, 매우 세게 쳤다"며 "그 자리에는 유리도 파편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FBI는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를 강타한 건 사망한 용의자의 소총에서 발사된 전체 또는 작은 조각으로 파편화된 총알이었다"며 여전히 파편에 피습됐을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러면서 FBI는 현장 증거를 토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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