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캠페인 송 비욘세 '프리덤'…"레몬으로 레모네이드 만들었다"

"비욘세 경력 중 가장 정치적"…흑인·여성으로서 자신 표현
여성·흑인·청년 공략하는 해리스에 맞춤곡…비욘세도 사용 허락

22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대선 캠프 본부를 방문하고 있다. 2024.07.2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난 자유롭고 싶어. 내 손으로 쇠사슬을 끊어내고, 나의 자유가 지옥에서 썩게 두지 않을 거야. 난 계속 달릴 거야, 승자는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니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내려둔 다음 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마련된 자신의 대선 본부를 처음 방문했다. 해리스는 비욘세의 노래 '프리덤'(Freedom)에 맞춰 본부로 걸어 나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캠페인 주제곡으로 낙점한 노래 '프리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해리스가 선거 본부를 방문한 다음날인 23일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첫 선거 유세에서도 '프리덤'이 흘러나왔다. 25일 공개된 첫 선거 광고에도 이 노래가 사용됐다. 노래가 선거 운동에 사용되기 전 약 1만6600회에 머물렀던 재생수는 해리스 캠프의 선거곡 공개 이후 약 23만5400회까지 치솟으며 약 1300% 늘어났다.

'프리덤'은 2016년 발매된 비욘세의 비주얼 앨범 '레모네이드'의 수록곡이다. 유명 래퍼 켄드릭 라마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대중음악 일간지 롤링스톤은 이 노래를 "비욘세의 경력에서 가장 눈에 뜨는 정치적 성명"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자신의 작품에서 정치적 발언을 삼가왔던 비욘세가 이 앨범을 통해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프리덤'은 2020년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많은 인종 차별 반대 시위에서 상징곡처럼 불리기도 했다.

특히 '프리덤'의 마지막 부분에 들어가 있는 비욘세의 내레이션은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여겨진다. 비욘세는 "나는 항상 레몬을 받았지만 늘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냈다(I was served lemons, but I made lemonade)"고 말한다. 레몬처럼 신 과일로 달콤한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것처럼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쳐와도 항상 이겨내겠다는 의미다.

자유에 대한 비욘세의 강인한 의지가 묻어나는 이 노래는 해리스의 선거 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해리스는 처음 선보인 선거 광고에서 노래에 맞춰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혼돈이나 공포, 증오의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다른 것을 선택한다.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22일 비욘세는 해리스 캠프가 선거 운동 전반에 걸쳐 '프리덤'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NBC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롤링스톤스, 퀸, 아델 등의 노래를 연주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은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비욘세는 이번 선거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아직 공개적인 지지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비욘세는 지난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해리스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2013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