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정반대' 해리스 외교정책…"이스라엘엔 강경·한일 관계강화"

[바이든 사퇴]이스라엘과 친분 적어…그 외 큰 변화는 없을 듯
2022년 9월 DMZ 방문했다 '북한과의 동맹' 자랑 말실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20년 11월 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1일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과 관련,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당 대선 후보가 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2024.07.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해리스의 외교 정책이 바이든과 무엇이 달라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체로 바이든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이스라엘과 개인적 유대가 적기 때문에 가자 전쟁을 지속하는 이스라엘에 강경할 것으로 예상한다.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에서는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리스가 가진 외교 강점은 부통령으로서 얻은 현장 경험, 세계 지도자들과 맺은 개인적인 유대, 상원 임기 동안 얻은 글로벌 문제에 대한 감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할 때 약점은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 문제다. 그는 임기 초 불법 이민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결과적으로 이를 잘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

그가 취할 글로벌 정책은 바이든 2기가 취할 것 같은 정책들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 행정부에서 중동 협상가로 일했던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해리스는 더 정력적인 선수일 수 있지만 바이든의 외교 정책에 즉각적인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해리스가 나토를 확고히 지지했던 바이든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민자의 딸로서 임기 전반기에 불법 이민자 문제를 잘 해결할 것으로 기대받았지만 해리스는 존재감조차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 해리스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민주당은 해리스가 자신의 외교 정책 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를 바랄 것이다. 해리스는 다행히 임기 후반에는 중국과 러시아, 가자 지구에 이르는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많은 세계 지도자에게 알려진 인물이 되었다.

올해 뮌헨 안보 회의에서 해리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고 나토의 상호 자위권 제5조 요건을 미국이 철통같이 지킬 것을 다짐하는 강경한 연설을 했다.

중국 관련해 해리스는 의원 시절부터 미국이 세계, 특히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야 한다는 필요성에 동의해 왔다. 분석가들은 해리스가 필요하다면 중국에 맞서지만 동시에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협력을 추구하는 바이든의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해리스는 지난해 9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을 대신해 자카르타를 방문하는 등 경제적으로 역동적인 아시아 지역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해왔다. 또 바이든은 또한 트럼프의 안보 공약을 우려하는 주요 동맹국인 일본,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화하기 위해 해리스를 파견하기도 했다.

수십년간 외교적 기술을 발전시켜 온 바이든에 필적할 수는 없지만 해리스는 이들 임무를 잘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바이든과 마찬가지로 해리스도 가끔 말실수하는 경향이 있었다. 해리스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2022년 9월 남북한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다가 실수로 미국의 '북한과의 동맹'을 자랑했다. 남한이라고 해야 할 것을 북한이라고 말한 것이다.

가자 전쟁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의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확고히 지지하는 점에서 바이든과 대체로 일치했지만,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대해서는 바이든보다 더 강하게 비판해 왔다.

지난 3월 해리스는 이스라엘이 '인도주의적 재앙'을 충분히 완화하지 못한 채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지상 공세를 펼쳤다고 비난했다.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오랜 친분을 갖고 있으며 스스로를 "시오니스트"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59세의 해리스에게는 이스라엘과의 본능적인 개인적 관계가 부족하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그렇다고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론 예상하지 않는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당시 상원의원의 첫 2년 동안 해리스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할리 소이퍼는 해리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바이든의 지지만큼 강력했다고 말했다.

이란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리스는 이란이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징후가 없다면 대통령으로서 어떠한 주요 제안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