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흘 연속 전당대회 참석…장남 가족 총출동해 지원사격(종합)

장남 약혼녀 연설 직전 등장…트럼프 옆자리에 버지니아 주지사 앉기도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사자의 심장 가져"…손녀 카이 깜짝 등장하기도

17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3일차에 도착하고 있다. 2024.07.17. ⓒ AFP=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밀워키<위스콘신주>=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사흘째인 17일(현지시간)에도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가족들은 이날 대거 출동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55분께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위스콘신주(州)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 등장했다. 지난 15일부터 사흘 연속 전당대회에 참여한 것이다.

여전히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다소 느린 리듬의 등장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차분한 모습으로 귀빈석으로 향했다.

첫날 빨간색, 둘째 날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엔 빨간색 줄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맸다.

그는 귀빈석에 올라서야 지지자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특유의 포즈를 취하고, 지지자들에게 직접 다가가 악수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리한 귀빈석 앞줄엔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자리했다. 특히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 상원의원이 연설을 위해 자리를 비운 가운데, 그의 자리엔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가 앉았다. 그러나 행사 도중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녀인 킴벌리 길포일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3일차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07.17.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착석하자 곧바로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녀 킴벌리 길포일이 연설에 나섰다.

길포일은 "이번 선거는 우리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다. 이번 선거는 위대한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며 "그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길포일은 "이것은 단지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선택이 아니다. 이것은 안전과 혼돈, 부와 빈곤, 국가주권과 개방된 국경 사이의 선택이다. 이번 선거는 약한 미국에 대한 조 바이든의 비전과 위대한 미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의 비전 사이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한번 강하고, 안전하며, 번영하게 만들 것이다. 그는 미국을 우리의 적들에게 두려워하게 하고, 친구들에게 존경받도록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미국을 우선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길포일의 연설이 끝나자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셋째 날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연설에서 부친이 총격을 당했을 당시 모습과 부친이 외쳤던 '파이트(Fight·싸우자)'라는 말을 상기시켰다.

그 순간 전당대회장 대형 화면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뒤 성조기 아래에서 피 묻은 얼굴로 주먹을 치켜들고 선 모습이 찍힌 사진이 나왔다. 이에 청중들은 "파이트"를 연호하며 뜨겁게 호응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로 싸울 것이고, 우리의 이상으로 싸울 것이며, (대선일인) 11월5일 우리의 투표로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는 항상 아버지가 자랑스러웠지만, 그 순간만큼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었다"면서 "그때 세계는 트럼프가 터프하다는 것을 보았다. 좋은 소식은 미국은 트럼프처럼 터프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12년 또 다른 전설적인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었던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오늘밤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1마일(약 1.6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연설을 하다 총탄에 맞았지만, 그 역시 연설을 끝까지 마쳤고 계속해서 싸웠다"고 소개했다.

그는 "저는 우연을 믿지 않고, 하나님의 계획을 믿는다"면서 "이곳에 시어도어 루즈벨트 같은 남자가 있는데, 그것은 도널드 트럼프"라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겁내지 않고 항복하지 않음을 보여줬고, 차기 미국 대통령은 사자의 심장을 가졌음을 보여줬다"면서 "그 정신은 결코 깨어지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진정한 미국의 정신"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손녀이자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장녀인 카이 트럼프가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리고 있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연단에 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트럼프 주니어가 본격적인 연설을 시작하기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녀이자 트럼프 주니어의 장녀인 카이 트럼프(17)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카이는 "저는 오늘 사람들이 자주 볼 수 없는 할아버지의 눈을 공유하기 위해 연설을 하고 있다"면서 "저에게 그는 그냥 평범한 할아버지다. 그는 부모님이 보지 않을 때 사탕과 탄산음료를 준다. 그는 항상 우리가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카이는 할아버지가 모든 법정 소송을 겪을 때도 항상 자신에게 안부를 물었다고 소개한 뒤 "할아버지가 총에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지옥으로 몰아넣었지만, 그는 여전히 서 있다"며 "할아버지, 당신은 정말로 영감을 주는 사람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당대회장을 찾아 18일 후보수락 연설과 관련한 리허설을 가졌다.

리허설을 앞두고 전당대회장 출입은 통제됐고 전당대회 관계자들과 취재진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대에 오른 것을 지켜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여명의 관계자들과 직접 무대를 돌아보며 대화를 나눴다. 그는 대회장 곳곳을 손으로 가리키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대에 오른 것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총격 사건 이후 나흘 만에 처음이다. 그는 그간 전당대회에 참여했지만, 무대에 오르지 않은 채 귀빈석에만 앉아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사건 닷새 만인 오는 18일 공식적으로 연단에 선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보수락 연설 때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 대신 '국민 통합'에 초점을 맞춰 연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