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하필 지금 '코로나 감염'…유세 못하고 고령리스크 부각
"며칠간 공격적 선거 운동 어려워…트럼프는 전대서 연설"
"가장 최악의 타이밍"…민주당 불안·저항 심화할 듯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TV토론으로 불거진 사퇴론을 불식시키지 못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습 사건에 이어 코로나19에 걸리며 유세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17일(현지시간)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는 동안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가벼운 증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미) 백신 접종을 받았고, 면역력이 강화됐다"며 "델라웨어로 돌아가 자가 격리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모든 유세 활동에는 제동이 걸렸다. 그는 이날 미국 최대의 라틴계 시민권 단체인 유니도스US(UnidosUS)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며 연설도 취소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될 계획이었던 선거 유세에도 불참한다.
바이든 캠페인 소식통은 CNN에 "캠프가 재조정을 거쳐 가능한 한 많은 활동을 원격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유세 활동에 동력이 떨어지는 건 막을 수 없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가장 큰 정책적 약점으로 꼽히는 이민, 경제, 라틴계 지지율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 왔다. 이날 연설 역시 라틴계 표심을 잡기 위해 마련됐다. 라스베이거스 인구의 약 34.3%가 라틴계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 진단으로 인해 앞으로 며칠 동안 공격적인 선거 운동을 펼칠 수 없게 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한 뒤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며칠 동안 유세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이미지를 부각하며 최근 대통령 후보 지명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불거진 갈등도 사그라들기는 힘들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 이후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대세론'을 굳혔으나,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후보 지명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사퇴론이 완전히 진화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조기 후보 지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당내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접 후보직 사퇴를 권한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 21명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다.
폴리티코는 "코로나19 확진은 네바다주에서 이틀간 진행된 선거운동의 흐름을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토론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둔 이후 거의 3주 동안 흔들리고 있는 그의 재선 운동에 대한 민주당의 불안과 저항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여론도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 AP-NORC 공공문제 연구센터가 지난 11~15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의 65%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직에서 물러나고 민주당이 새로운 후보를 택해야 한다고 답했다.
백악관 내부 논의에 대해 브리핑받은 민주당 의원은 폴리티코에 "이보다 더 나쁜 타이밍은 있을 수 없다"며 "모든 사람에게 조 바이든이 얼마나 나이가 많은지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공화당은 현재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쇠약한 이미지가 드러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더욱 강인한 이미지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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