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도 유해"…아이코스 미국 재출시에 견제구

미국 6개 보건단체, FDA에 항의서한…"한국·일본서도 연초금연에 도움 안됐다"
필립모리스 "FDA 마케팅 인가 준수"…미국 4개 도시에만 구형 재출시하기로

2018년 10월 일본 도쿄에서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3' 출시 행사를 열자 한 시민이 이를 태우고 있다<자료사진>. 2018.10.2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세계 최대 담배 회사인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미국 시장 재출시를 앞둔 가운데 미국 보건단체들이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지적하며 규제당국을 상대로 마케팅 관련 인가 신청을 반려할 것을 촉구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미국 소아과 학회, 미국 폐 협회, 담배 없는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 등 6개 보건단체가 지난달 27일 미 식품의약국(FDA)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고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가 발병 위험을 줄인다는 사실을 FDA가 확인한 것으로 오해할 만한 기만적인 발언을 반복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연초보다 낮다고 제안해 FDA의 명령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이코스 출시에 따른 기대 효과로 상당수 연초 흡연자를 전자담배 흡연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필립모리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캐나다 워털루대 국제담배규제프로젝트(ITC)의 연구 결과를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에서 아이코스 사용자가 연초를 끊는 비율은 각각 30·15%로 필립모리스의 추정치(7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필립모리스 측은 이날 로이터에 "우리는 과학과 제품에 대해 논의할 때마다 유관 법률을 준수한다"며 보건단체들이 지적한 표현들은 "FDA의 인가와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

FDA는 필립모리스의 구형 아이코스 판매를 2019년 승인하면서 아이코스에 대해 연초 대비 유해 물질에 적게 노출되는 '노출 저감' 제품으로 마케팅할 수 있도록 인가했다. 그러나 흡연으로 인한 발병 위험을 줄인 '위험 저감' 제품으로 마케팅하는 것은 불허했다.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려면 장기간의 역학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립모리스는 기존 노출 저감 마케팅 인가가 이달 만료됨에 따라 지난해 FDA에 인가 갱신을 신청했다. 또한 특허권 분쟁에 휘말려 2021년부터 중단됐던 미국 판매도 지난해 분쟁이 해결됨에 따라 재개하기로 하고, 최신형 아이코스 판매 및 노출 저감 마케팅 인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두 신청 모두 아직 FDA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필립모리스는 미국 4개 도시에서 구형 아이코스의 판매를 준비 중이다. 판매 중단 조치는 어디까지나 특허권 분쟁에서 비롯된 만큼 구형의 경우 FDA로부터 별도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판매 가능하다. 그럼에도 필립모리스는 신형 아이코스와 관련한 FDA의 판매·마케팅 인가가 나올 때까지 미국 전역 출시는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