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39세 밴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했나…'젊음·경합주 공략'[딥포커스]
81세 바이든·78세 트럼프·59세 해리스…밴스는 30대
러스트 벨트 오하이오 출신…'힐빌리의 노래'로 명성
- 조소영 기자, 김현 특파원
(서울·밀워키<위스콘신주>=뉴스1) 조소영 기자 김현 특파원 = 15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이 자신과 함께 뛸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J.D. 밴스 상원의원(39·오하이오주)을 전격 낙점한 가운데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해석은 밴스 의원의 나이와 성장배경을 토대로 젊은층과 노동자 계층, 특히 경합주 표심을 겨냥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택한 이유를 분석하면서 "그는 젊음 때문에 선택받았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70대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80대의 조 바이든 대통령(81·민주당)까지 미국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두 후보가 맞붙으며, 이번 대선은 '고령 리스크'가 불거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합을 맞추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도 50대이다. 이런 상황 속 밴스 의원의 '젊음'은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이다.
밴스 의원은 1952년 이래 최연소 부통령 후보이자, 당선될 시 역대 세 번째로 젊은 부통령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임기 중 사망하거나 임기가 끝나기 전 물러난다면 밴스는 미국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가디언은 "밴스의 매력은 더 넓은 지역의 백인 노동자 계층 유권자, 특히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과 같은 진정한 격전지의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짚었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은 일명 러스트 벨트(Rust Belt·미 중서부와 북동부 주변의 쇠락한 공장지대)이자 대선 경합주로 꼽히는 곳들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맞붙은 지난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를 거머쥔 배경에는 러스트 벨트 핵심 3개 주(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를 포함한 경합주에서 승리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러스트 벨트, 경합주의 중요성이 와닿는 대목이다.
밴스 의원은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성장배경을 갖고 있다. 그는 1984년 미국 내 대표적 러스트 벨트인 오하이오 남서부의 작은 도시인 미들타운의 노동자 계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밴스 의원의 부모는 이혼했고, 어머니는 약물과 알코올 중독에 빠지면서 외조부모로부터 양육됐다. '밴스'라는 성씨는 조부모에게서 물려받았다고 한다.
밴스 의원은 2016년 자전적 소설 '힐빌리의 노래'를 출간했는데, 이 책이 이듬해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명성을 얻었다. 힐빌리는 '촌뜨기'라는 의미로, 미국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계층'을 칭한다. 소설은 2020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한편 또 다른 경합주 중 한 곳인 조지아주에서 밴스 의원의 경쟁력이 감지되기도 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이날 블룸버그 텔레비전에 출연해 "미국인과 조지아 주민들은 조 바이든의 4년을 더는 감당할 수 없다"며 "이것이 밴스 후보가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고 발표한 직후의 언급이다.
그는 "밴스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따른 남부 국경의 재앙에 대해 매우 솔직하게 말해왔다"며 "경합주 유권자들이 공감할 만한 이슈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켐프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당내에서는 비(非)트럼프계로 분류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조지아주 투표 결과 뒤집기)에 각을 세워왔다는 점에서 이날의 '트럼프-밴스' 지지 발언은 주목됐다.
밴스 의원은 이외에도 충성심이 강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민족주의 외교 정책'을 지지한다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중국에 대한 방어가 미국 정책에 있어 상당한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에 반대한다.
밴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이에 트럼프 주니어가 '아버지의 정치적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강력히 추천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NYT는 밴스 의원이 "트럼프의 이념적 유산을 계승할 가장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평했다. 일련의 상황을 따져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밴스 의원을 자신의 후계자이자, 퇴임 후에도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인사로 고려한 것으로 읽힌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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