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번엔 '불통' 논란…"문고리 2인방과 대선 논의"

WP, 민주당 관계자 인터뷰…"당분간 여론조사 분석팀과 거리둬야"
'트럼프에 4%p 앞선다' 바이든 거짓 발언…도닐런·리체티 선임고문에 책임론 분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7월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스티브 리체티 백악관 선임고문(오른쪽)과 마이클 리건 환경보호청장(왼쪽)이 배석한 가운데 산업·노동계 인사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하는 모습<자료사진>. 2021.07.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대선 TV 토론 이후 인지력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가운데 이번엔 불통 논란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선 당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데, 소수의 측근과만 사안을 논의한다는 불만이 당 내부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후보직 사퇴 압박에 시달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른바 '문고리 인사'를 두고 입맛에 맞는 말만 골라 들으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민주당 관계자들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정보를 제한하는 소수의 보좌진에게만 귀 기울인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돕고 있는 한 민주당 전략가는 바이든 대통령이 "더 젊고 신선한 목소리를 들어야 (당선에) 도움이 된다"며 자신의 여론조사 분석팀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열린 TV토론에서 질문에 횡설수설하는가 하면 할 말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여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고령 및 인지력 저하 논란을 재점화했다. 언론으로부터 '졸전'이란 평가를 받으며 본선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지자 일부 민주당 내 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도 하차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여론조사상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여전히 접전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완주를 못 박았다.

이날 '여론조사 분석팀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직언은 지난 12일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이 가진 화상회의를 계기로 나왔다. WP가 확보한 녹화 영상에 따르면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 이후 실시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무려 세 차례나 오차 범위 밖인 4%포인트(p) 이상 앞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4%p 이상 앞선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 5월이 마지막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WP에 대통령이 "진실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불통 논란과 관련해 대선캠프와 백악관 측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대선캠프 대변인은 젠 오말리 딜런 대선캠프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WP에 해명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제프 지엔츠 백악관 비서실장, 아니타 던 선임고문, 브루스 리드·애니 토마시니 부(副)비서실장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활동에 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 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마이크 도닐런·스티브 리체티 백악관 선임고문과만 소통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가 보고된 책임이 이들에게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 민주당 인사는 WP에 "도닐런과 리체티 모두 여론조사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고, 백악관 직원들도 도닐런·리체티 선임고문이 연설문 작성과 여론조사 분석을 핑계로 바이든 대통령과 독대하는 시간이 부쩍 늘어났다고 꼬집었다.

문고리 인사로 지목된 도닐런 선임고문은 2020년에 이어 올해 대선에서도 바이든 대선캠프에서 수석 전략가를 맡았다. 도닐런과 바이든 대통령의 인연은 1980년대에 시작돼 무려 40년의 끈끈한 세월을 자랑한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도닐런은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바이든 대통령에게 언론 보도를 브리핑하고 여론조사를 분석했다. 로비스트 출신인 리체티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2년 부통령 보좌관으로 입직해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과 연을 맺었다.

마이크 도닐런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만난 뒤 민주당 상원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 뒷문을 나서는 모습. 2024.07.1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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