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트럼프 총격범 휴대전화 접근 '성공'…비밀번호 해제한듯

휴대전화 확보 하루만에 해결…범행 동기 파악에 속도

미국 연방수사국(FBI) 증거대응팀 요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피습 이튿날인 15일(현지시간) 사건이 벌어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야외 유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07.1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미 연방수사국(FBI)이 총격 용의자의 휴대전화에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당초 비밀번호가 걸려있어 압수수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루 만에 이를 해제한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사용 기록 등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FBI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의 휴대전화에 "성공적으로 접근했다"며 "그의 전자기기를 계속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는 전날 크룩스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비밀번호로 잠겨있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버지니아주 콴티코 소재 FBI 연구소에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했고, 수사관들은 본격적으로 휴대전화 내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FBI는 어떻게 데이터에 접근했는지, 휴대전화 기종은 무엇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비밀번호를 풀거나 이를 우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디언은 그간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수사기관의 공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크룩스의 휴대전화가 아이폰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2015년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의 발달장애인 재활시설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했을 때도 미 FBI가 용의자 아이폰 잠금 해제를 제조사 측에 요청했지만, 애플이 이를 거부해 사설기관에 의뢰해 비밀번호를 풀어야 했다.

이날 FBI는 지난 이틀간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과 법집행기관 직원 등 총 100여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크룩스의 차량과 거주지에 대한 수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총격이 크룩스 단독 범행이었고, 범행에 사용된 AR-15 소총은 그의 아버지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였다는 점 외에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FBI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크룩스가 자신의 범행 동기를 설명할 만한 어떠한 서면 진술도 남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크룩스의 지인들도 그가 생전 정치에 대해 얘기한 적이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크룩스가 현장에서 사살된 만큼 정확한 범행 동기는 그가 남긴 기록을 통해 유추해 보는 수밖에 없다. FBI는 휴대전화 통화 및 웹브라우저·소셜미디어 활동 등 모든 전자 기록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총기 피격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의 고등학교 졸업사진.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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