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이재명·트럼프까지…세계 각국서 잇따르는 '정치인 테러'

정치인 피습 사건 재조명…극단 정치서 비롯된 혐오 발현
마크롱 뺨 맞고 아베는 사망…아이티는 정국 불안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하던 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얼굴에 핏자국을 묻은 가운데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2024.07.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가진 공화당 대선 후보 유세 도중 총격 사건을 당한 것을 계기로 세계 각국 정치인들에 대한 피습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정치인 대상 테러는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는 '극단의 정치'에서 비롯된 '혐오'가 발현된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부터 살펴보면 올해 1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머리에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왕관을 쓴 6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로 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이 전 대표는 피를 흘린 채 쓰러졌고 두 시간 가량의 수술을 진행해야만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달 서울 신사동 소재 한 건물에서 10대 미성년자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한 사건이 있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서울 신촌에서 2022년 3·9 대선에서의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해 지지 유세를 하다가 한 유튜버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맞았다.

거슬러 올라가면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06년 한나라당 대표를 지낼 당시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방선거 지원 유세를 하던 중 50대 남성이 휘두른 커터칼에 턱 밑 부위 자상을 입은 사건이 있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충격적 피습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 바 있다. 대표적 사건은 단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테러로 사망한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2022년 7월 나라현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 도중 해상자위대 장교 출신인 40대 야마가미 데쓰야로부터 사제 총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도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지난해 4월 와카야마현 중의원 보궐선거 지원 연설에 나섰다가 20대의 기무라 류지가 던진 폭발물 테러에 노출됐다.

기무라가 기시다 총리에게 폭탄을 투척한 이유로는 일본의 선거 제도와 세습 정치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괴한의 불상자로부터 피습당했다. 사진은 피습을 당한 이 대표 모습. 2024.1.2/뉴스1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021년 6월 지방 순회 중 20대 남성에게 뺨을 맞기도 했다. 같은 해 7월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은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아이티는 모이즈 대통령 사망 이후 갱단의 지배가 강화돼 정국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9월에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당시 아르헨티나 부통령이 괴한에 암살당할 뻔했다. 한 남성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던 페르난데스 부통령의 이마에 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다행히 총알이 발사되지 않아 페르난데스 부통령은 죽음을 면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가 유세 중 괴한이 발사한 총에 다리를 맞아 다치는 일이 있었다.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올해 5월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각료 회의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총격을 당해 죽을 고비를 넘겼다. 범인은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는 70대 전직 경호업체 직원이었다.

독일에서는 같은 달 4일 마티아스 에케 유럽의회 의원이 괴한 4명에게 폭행을 당해 안와골절상을 입었는데, 가해자들은 극우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얼마 지나지 않은 5월 8일에는 베를린 노이쾰른의 한 도서관에서 프란치스카 기파이 베를린 경제장관이 날아온 가방에 맞아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 가방에는 딱딱한 물건이 들어있었다.

덴마크에서도 피해가 있었다. 올해 6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코펜하겐 광장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어깨가 강하게 밀쳐지는 공격을 당했고 목을 다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일본 서부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맞고 쓰러진 가운데, 용의자가 현장에서 제압당하고 있다. 2022.07.08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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